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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지진, 전화위복 VS 재정위기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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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11일 발생한 일본 지진이 세계 경제에는 제한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일본 경제가 이번 지진으로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지진이 일본 경제에 전화위복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지진 수습을 위해 일본 정부가 막대한 돈을 풀면서 경기부양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재정적자가 심화되고, 재건 산업에 따른 엔화의 일본 시장 복귀로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日, 오히려 경제 성장한다 = 일본 지진이 전화위복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재건 특수가 있다. 일본 정부가 피해 복구를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일본 경제 회복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증권사 컨버젝스 그룹의 니콜라스 콜라스 수석 전략가는 “재건 작업이 시작되면 건설·에너지 업종을 비롯한 전 산업 분야에서 고용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이는 새로운 부(富)가 창출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경제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조차 “경제 복구를 위한 재정 지출이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경제활동이 약해지겠지만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가까운 장래에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선례도 있다. 1995년 발생한 고베 대지진 당시 복구과정에서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2% 가량 늘었다. 지난 1월 역사상 최악의 지진이 휩쓸고 간 아이티도 재건 특수에 따른 경제성장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지진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미야기현은 일본 국내총생산의 1.7%만을 차지하고 있어 산업 및 상업시설의 피해는 제한적"이라면서 “고베 대지진은 주요 산업시설과 항만이 밀집한 지역에서 발생했지만 이번 지진은 주요 도시를 피해갔기 때문에 수출 등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12일 지적했다.


◆ 재정적자 늘고, 엔화 가치 오르고 = 그러나 재정적자에 대한 부담과 엔화 강세 전망은 일본 경제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곧 피해 복구를 위해 추가 경정 예산을 내놓고, 일본은행(BOJ)은 14일 금융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공개시장조작정책으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 일본 정부는 국채를 추가 발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본 재정상황은 결코 좋지 않다. 일본의 부채 규모는 5조달러의 국내총생산(GDP)보다 두배나 많은 10조8000억달러다. 지난해 4분기의 GDP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0.3% 감소하면서, 1968년 이후 42년만에 중국에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은 GDP 대비 8.4%인 일본의 재정적자를 2~10% 포인트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HIS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리만 바흐라베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경제성장 전망치 1.2%에서 이번 지진으로 0.2% 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인들이 재건 사업을 위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엔화를 본국으로 다시 가져오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번 지진으로 생산시설에 타격을 입은 일본 수출업체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최대 차량 제조회사인 도요타는 도호쿠 지방의 공장 3곳을 폐쇄했다. 혼다자동차는 14일부터 4개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이 중단되는 4개 공장은 사야마, 모우카, 하마마츠, 스즈카 공장이다. 닛산자동차는 이번 지진으로 차량 2300대 이상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1.2% 내린 81.87엔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3일 이후 하루 기준 최대 하락폭이다. 유로·엔 환율도 전장 대비 0.61% 빠진 유로당 113.78엔을 나타냈다. 이날 엔화는 16개 주요 통화에 비해 강세를 나타냈다.


투자 전문지 가트먼 레터의 편집장 데니스 가트먼은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위해 해외자산을 매각하면서 엔화를 사들일 것”이라면서 “달러·엔 환율은 곧 달러당 75달러까지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화의 가치는 지난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에도 크게 올랐다. 투자자들이 피해 복구를 위한 재건 산업에 대한 기대로 엔화를 사들이면서 엔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 약 20% 올랐다.




조해수 기자 chs90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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