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지난 11일 규모 8.8의 강진으로 센다이 지역의 공장 등이 크게 파게됐으나 일본이나 세계 경제 회복에는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자에서 이번 지진은 도쿄 북부지역을 강타했지만 일본이나 세계 경제성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도했다.
중동 정정불안으로 유가가 치솟고 있고, 중국과 같은 신흥시장의 고성장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지진은 일본이나 세계에 새로운 걱정거리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지진의 충격을 흡수하고 재건에 필요한 공공지출을 뒷받침할 준비가 상대적으로 덜 돼 있다. 일본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올해 1% 수준으로 낮아지고 금리는 이미 제로 상태이며, 국가부채는 선진국중 가장 많다.
그렇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일본과 세계 경제성장에 주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WSJ는 전했다.
우선 재건붐은 일본이 지난 1995년 고베대지진 때 경험했듯이 자연재해의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금요일 지진은 고베 지진과 달리 일본의 경제적 생산에서 극히 적은 부분을 차지하는 농촌 지역을 강타했다. 고베 지진은 일본의 주요 항구와 산업 중짐시지를 강타해 5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장 조사기관인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수석 이코노미스인 내리먼 베라베시( Nariman Behravesh)는 “이번 지진이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분명이 이번 지진은 일본의 재정난을 가중시킬 것이지만 일본은 별다른 문제없이 이번 사태를 극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재건효과를 감안한다면 지진은 올해 일본의 실질 경제성장률 1.2% 예상치에서 고작 0.2%를 깎아낼 것이며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만한 수준이라고 예측했다.
WSJ는 고베 지진의 선례는 미국이 허리케인 카타리나 때 그랬던 것처럼 일본도 빨리 반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베 지진은 일본이 경지침체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고, 엔화 강세로 수출이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일본의 산업 생산은 지진이 발생한 1월 2.6% 감소한 뒤 재건노력이 강화된 2월과 3월에는 3%이상 증가했다고 미국 컬럼비아대 데이비드 바인스타인 교수는 지적했다. 다시 말해 이번 지진의 충격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고베지진은 일본의 산업중심지를 강타해 철강과 자동차 생산의 중심지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으며,도로를 파괴하고 일본 최대 항구인 고베항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그 결과 총 손실은 13조엔(미화 158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1일 지진이 강타한 미야기현은 농업과 임업에 주력해 경제규모가 작다. 일본 전체 경제생산량의 고작 1.& 정도를 차지한다. 고베의 절반도 안된다.
바인스타인은 “이번 지진은 지역 경제에는 큰 타격을 주겠지만 일본 경제 전체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1995년과 다른 점도 없지 않다고 WSJ는 덧붙였다. 우선 1995년에는 일본 정부는 금리 목표를 2.2%로 정해놨기 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제로금리여서 금리수단이 없다.
그리고 국내총생산(GDP)의 200%에 육박한 일본의 국가부채 또한 유럽의 재정위기에 놀란 투자자들로부터 재건에 필요한 비용을 조달할 여지를 좁혀놨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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