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혼다, 닛산, 스바루 등 주요 브랜드 일부 생산 공장 폐쇄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리콜 사태' 이후 부활을 꿈꾸던 일본 자동차 업계가 11일 급습한 강진에 덜미가 잡혀 신음하고 있다. 토요타, 혼다, 닛산, 스바루 등은 일부 공장을 폐쇄하는 등 생산 전략에 적잖은 피해가 우려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관측 사상 최악의 강진으로 일본 내 생산 공장이 큰 피해를 입는 바람에 토요타 야리스와 사이언, 혼다 핏과 어코드, 닛산 인피니트 등 주요 제품의 미국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토요타는 피해가 심각한 일본 북부 지방에 두 개의 공장과 두 개의 제휴사를 둔 가운데, 특히 두 제휴사인 간토 어토웍스와 센트럴 모터스가 토요타 소형차를 조립해온 만큼 소형차 판매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센트럴 모터스는 지난 1월 오픈한 조립 공장에서 미국 수출 브랜드인 토요타 야리스 세단을 생산해왔다. 간토 어토웍스도 야리스와 사이언을 조립하는 토요타의 핵심 제휴사다. 토요타는 이들 생산 시설의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 중이지만 정상 가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토요타 보쇼쿠와 덴소 등 부품 공급사들의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야기현에 위치한 토요타 보쇼쿠와 덴소 등은 당분간 정상 가동이 어려워 그 여파가 상당히 이어질 전망이다.
혼다도 진앙지에서 가까운 사야마 공장을 폐쇄하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사야마 공장은 핏과 어코드 등 미국 수출 차들을 주로 생산해온 만큼 미국 판매 전략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 우려된다.
혼다는 피해 공장의 생산 재개가 언제쯤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직원 한명이 사망한 토치기 R&D 센터를 비롯해 피해 지역 공장들을 다음 월요일까지는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닛산도 일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화재 발생 공장에서는 인피니티 M 등 미국 수출 차량의 생산이 잠정 중단된 데다 미국 수출을 위해 대기 중이던 차량 수천대도 파손됐다. 그밖에 스바루도 다섯 개의 공장 문을 닫는 등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토요타의 올 2월 미국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42% 증가하는 등 일본차들이 부활의 기지개를 켜는 상황에서 이번 강진이 다시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공장이 해외에 많이 있어서 점유율 추락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강진이 부활을 꿈꾸던 일본차들에게 심리적으로 큰 고통을 안겨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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