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10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데 대해 애초 화두를 제시한 동반성장위원회는 "삼성측과도 논의를 해 볼 것"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이 회장의 발언 직후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아직 이 회장의 발언이 어떤 배경에서 나온 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도 "아직 위원장과 삼성측이 제대로 된 논의를 하지 않은 만큼 관련사안에 대해선 접촉한 후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사회적 찬반논란이 거센데다 이 회장이 이끄는 삼성이 국내 최대 기업인만큼 이날 발언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비쳤다.
위원회측에 따르면 현재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삼성측과 별도로 만날 계획은 없다. 삼성측에서 먼저 요청해올 경우 별도로 자리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위원회측은 보고 있다. 최근 현대차를 방문해 정몽구 회장과 따로 만난 적은 있지만 그 역시 현대차가 정 위원장에게 강연요청을 해왔기 때문이다. 당시 정몽구 회장과 정 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지 관심을 모았지만 회사와 위원회측의 반응이 달랐을 정도로 초과이익공유제 논란은 민감한 문제다.
정 사무총장은 "개별 기업들과의 접촉은 위원회나 위원장이 아니라 각 회사측에서 먼저 요청했을 경우 진행하고 있다"며 "현대차 외엔 아직 강연요청이나 개별면담 등을 요청한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정운찬 위원장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각 대기업들도 정 위원장과 만나는 일에 대해 어느 정도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회주의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에서 쓰는 말인지 도대체 모르겠다"며 "긍정, 부정을 떠나 도대체 모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운찬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위원회 회의 후 초과이익공유제의 필요성에 대해 처음 언급하며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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