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무수하게 많은 꽃들이 있지만 나는 장미를 가장 사랑한다. 비단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장미를 좋아하는데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향기가, 다양한 색깔이 그렇다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인데 한 친구는 장미의 탐스러운 꽃송이가 그렇게 아름답다고 얘기한다.
장미의 열정적인 사랑과 향기 그리고 가시가 있지만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고귀함이 필자를 사로잡는다. 나에겐 장미를 그릴 때면 어떤 의식 같은 습관이 있다. 백지의 캔버스에 첫 붓을 들기 전 늘 명상하는 것이 그것이다.
장미의 생명력을 화폭에 담기위해서 먼저 말을 건넨다. 그러면 장미는 나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장미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이렇게 답한다. “그래 네가 생각하는 너, 그 이상으로 잘 그릴께”라고.
이러한 대화의 산물이 곧 ‘장미 그 향기너머의 의미’ 연작이다. 이 장미들은 친구가 되어주었고 늘 작업실에서 동행자로서 함께했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들을 잘 그릴 수 있도록 자극을 주고 격려해준다.
그리고 최근 필자의 ‘옷에 마음을 놓다’ 연작에도 장미는 자주 등장하고 여인의 마음을 표현하는 좋은 벗이기도 하다. 서로를 배려하고 더욱 아름다운 세상이 이뤄지기를 소망하는 필자의 마음을 얹은 그림이 ‘장미 그 향기너머의 의미’이다.
임혜영/ 서양화가
이코노믹 리뷰 권동철 기자 kdc@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