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청문회 보고서 거부...의혹 늘어나 채택 가시밭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번에는 청문회 보고서를 채택받을 수 있을까. 최 위원장의 연임이 결정되며 관심은 최 위원장의 청문회 보고서 채택 여부에 쏠리고 있다.
지난 2008년 당시에는 국회가 청문회 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덕에 그는 위원장에 오를 수 있었다. 불과 3년전의 일이지만 최 위원장은 똑같은 사안을 두고 다시 한번 청문회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더 의혹이 불어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이번 청문회를 앞두고 민주당에서 지적한 문제는 크게 3가지로 ▲현금자산 급증 ▲부동산 투기 ▲탈영 의혹 등이다. 모두 지난 2008년 청문회에서 지적 받은 내용들이다. 당시 최 위원장은 의혹을 벗어던지지 못했다.
최 위원장은 당시 청문회에서 수입이 없는 아들이 서울 용산에 90억 상당의 땅을 샀다가 매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명의를 도용당했다"고 해명했고 청문 위원이 "그렇다면 귀신이 땅을 사고 팔았단 말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비상식적인 답변을 해 씁쓸함을 남겼다.
당시 이 대통령 측근이어서 도도하다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이번에는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이태희 방통위 대변인은 7일 오후 브리핑을 갖고 민주당이 제기한 최 위원장의 3가지 의혹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아직 청문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이례적인 일이다.
방통위에 따르면 최 위원장의 2008년 3월 임명 당시 재산은 72억4800만원이었다. 3년이 지난 현재 최 위원장의 재산은 74억3600만원으로 1억8700만원이 늘어났다. 민주당이 제기한 현금자산만 무려 8억원이 늘어났다는 주장을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방통위는 최 위원장 소유의 부동산도 외지인이 농지를 매입할 수 있는 시절에 샀기 때문에 땅 투기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분당 서현동, 아산 온천동, 포항 구룡포읍에 토지를 취득하고 있다.
90억원 상당의 용산 대지 매입, 매도 문제는 여전히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최 위원장의 아들은 수입이 없던 시절로 시가 90억원 상당의 대지를 15차례에 걸쳐 매도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분양권 3자 양도를 통한 탈루 의혹도 받았다. 결국 최 위원장은 명의 도용과 모르쇠로 일관한채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최 위원장의 탈영 의혹도 다시 불거졌다. 최 위원장은 지난 1958년 7월 3일 입대해 1960년 8월 5일 전역했다. 병역기록표상 최 위원장은 1959년 7월 30일 휴가 미귀대로 탈영한 기록이 있다. 당시 기록상 최 위원장은 31일 해당 군부대에 의해 탈영 보고 된 뒤 8월 2일 자진귀대한 것으로 돼 있다.
이 대변인은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8월 2일 자진귀대했다는 것이 아니라 30일 자진귀대한 뒤 보고가 8월 2일 이뤄진 것"이라며 "당일 자진귀대했기 때문에 탈영이 아니었고 군법회의에도 회부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변인의 설명과 달리 최 위원장은 2008년 청문 당시 "당시 포항에서 최전방인 인제까지 가는데 힘이 들었다"면서 "휴가를 갔다가 사흘 늦게 돌아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청문 초기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탈영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말바꾸기 논란도 거듭됐다.
한편, 최 위원장의 인사 청문회는 17일 이뤄질 전망이다. 청문 종료후 3일 이내에 경과보고서가 문방위에 제출되고 이를 검토한 뒤 보고서가 채택되면 대통령에게 전달된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