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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이 대학로지 대학로가 대학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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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연극제’ 개막발표회

“신촌이 대학로지 대학로가 대학로냐” 개막작으로 선정된 <아미시 프로젝트>는 보수적 종교공동체인 아미시에서 실제 벌어진 총기사건을 바탕으로 용서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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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극계가 심상치 않다. 뮤지컬시장이 아이돌가수 등 알려진 엔터테이너의 영입으로 관객몰이에 나선 것에 비해, 꾸준히 작품 자체의 내실을 다져온 일부 연극시장은 제법 주목할 성과들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지난 2004년과 2010년에 시작된 ‘연극열전’과 ‘무대가 좋다’ 시리즈는 숨어 있던 작품들을 수면 위로 올려내 연극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그간 웃고 떠들며 2시간의 일탈을 꿈꿔온 가벼운 연극이 많았던 시장에 최근 작품성으로 인정받은 <오이디푸스>, <장석조네 사람들> 등의 연극들은 연일 매진행렬을 진행하며 대중적 성과도 일궈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 끝에 뮤지컬 <쓰릴 미>, <스프링 어웨이크닝>과 같은 독특한 작품을 소개해온 제작사 뮤지컬해븐이 “신촌이 대학로지 대학로가 대학로냐”라는 반농반진으로 ‘여기가 진짜 대학로’라는 부제의 ‘신촌연극제’를 연다. 많은 대학이 산재해있는 신촌은 80년대 중반 다수의 실험적 연극을 선보였으나 주요 극단들이 동숭동으로 이전하면서 현재는 산울림 소극장만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거창한 취지로 시작하지 않았다”라는 전제를 내세웠지만, 3월 5일부터 8월 28일까지 신촌에 위치한 더스테이지에서 열리는 ‘신촌연극제’는 제법 흥미로운 다섯 작품을 선정해 관객을 기다린다. 개막작 <아미시 프로젝트>를 제외한 <디너>, <짬뽕>, <락희맨쇼>, <청춘, 18대 1>은 이미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아온 대표 레퍼토리로, 위의 다섯 작품은 종교와 역사라는 거창한 주제에서부터 결혼, 우정과 같은 소소하면서도 일상적인 미를 그려낼 예정이다. 이는 즐거움 속에 페이소스와 주제의식이 선명한 작품을 선정함으로써 “트렌드만을 쫓는 연극제가 아닌” 진정성과 안정을 모두 껴안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바람대로 ‘신촌연극제’는 신촌의 옛영광을 되찾고, 내실이 탄탄한 정기적인 페스티벌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6개월 동안 “130여 개가 넘는 극단 중 자기만의 독특한 색깔을 지닌” 다섯 극단이 준비한 오첩반상을 소개한다.


“신촌이 대학로지 대학로가 대학로냐”

<아미시 프로젝트> (3/5 ~ 4/10)
제작: 극단 C바이러스, 노네임씨어터 컴퍼니

지난 2006년 전화와 전기 등의 문명을 거부하고 성경 그대로의 삶을 실천하는 아미시(Amish) 초등학교에서 10발의 총성이 울렸다. 학교에서 우유배달을 하던 한 남성은 가장 순결한 이 공동체에 혼란을 야기했고, 그 즉시 본인도 자살에 이른다. 남편을 “사이코”라 외치고 아내에게 모든 원인을 짐 지우는 이웃들을 향해 가해자의 부인은 분노와 저주를 퍼붓지만,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미시인들의 용서다. 실화를 바탕으로 진정한 용서와 화해에 대한 주제의식을 강하게 전달하는 이 연극은 2009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모노드라마 원작을 각자의 상처를 가진 7명의 인물로 분리, 개작했다. 극단 C바이러스의 이문원 대표는 “검은 방에 갇혀 있는 특수한 공동체의 이야기를 보며 보편적인 이야기를 듣길 바란다”는 말로 <아미시 프로젝트>를 설명했지만, 종교적 관점에서 진행되는 이 연극은 대사에도 존재하듯 “불편한 지점”이 있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인 믿음과 신뢰, 그리고 “괜찮아요”라는 말 한마디는 제법 묵직한 무게로 다가온다.

“신촌이 대학로지 대학로가 대학로냐”

<디너> (04/15 ~ 05/08)
제작: 극단 맨씨어터

결혼 12년 차 부부와 그들의 친구가 벌이는 한판 수다 <디너>가 돌아왔다. “대사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 닿았다”는 박용호 대표의 발언처럼 <디너>는 일상의 대화를 통해 사랑과 신뢰의 균열에서 오는 솔직담백한 이야기, 도전과 안정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지난 2009년 박정환, 우현주, 김영필, 정수영 네 명의 배우로 산울림 소극장에서 초연을 올렸으며, 현재 동숭동 대학로 예술극장 3관에서 이석준, 우현주, 정승길, 정수영 버전으로 4월 3일까지 재공연을 가진 후 신촌에 입성한다.


“신촌이 대학로지 대학로가 대학로냐”

<짬뽕> (05/12 ~ 06/12)
제작: 극단 산

3번째 참가작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짬뽕 한 그릇에서 일어났다는 엉뚱한 상상력의 연극 <짬뽕>이다. 5월 17일 늦은 밤 배달을 가던 중국집 배달원은 잠복하던 군인들과 몸싸움 끝에 도주하게 되는데, 이튿날 계엄령이 선포되고 자신들 때문에 밖의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는 춘래원 식구들의 에피소드를 그렸다. 어느새 5.18을 잊고 월드컵에 열광하던 2002년 작업을 시작한 <짬뽕>은 많은 관객이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황당한 상황의 블랙코미디로 풀어냈다. 뻔한 역사적 이야기를 혼란의 소용돌이 속 소시민의 이야기로 그려내며 지난 2004년 초연되어 매년 관객들을 만나 오고 있다.


“신촌이 대학로지 대학로가 대학로냐”

<락희맨쇼> (06/18 ~ 07/17)
제작: 극공작소 마방진

<칼로막베스>, <강철웅>,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개성 있는 작품을 해오고 있는 고선웅 작가의 데뷔작 <락희맨쇼>가 다시 공연된다. 만화, 노래, 연극, 슬랩스틱이 모두 들어 있는 웃음종합선물세트 <락희맨쇼>는 지난 1990년에 초연되어 올해로 11년째가 되었다. 금주령이 내려진 조선 태조 2월을 배경으로 풍류 넘치는 락희도당원들의 침을 새벽이슬로 숙성시킨 ‘침이슬주’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군상을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웃자고 만든 연극인만큼 엉뚱한 만화적 상상력과 웃음, 고선웅 작가 특유의 대사와 페이소스를 느낄 수 있다.


“신촌이 대학로지 대학로가 대학로냐”

<청춘, 18대 1>
제작: 극단 죽도록 달린다

마지막으로 <청춘, 18대 1>은 2008년 두산아트센터 창작육성프로그램으로 선정되어 초연된 작품으로 일제식민지치하 징병을 피해 일본으로 도망간 세 젊은이의 우정과 사랑, 광복에의 의지를 다룬 연극이다. 극단 죽도록 달린다는 소개된 <청춘, 18대 1>을 비롯해, <왕세자 실종사건>, <토너먼트> 등 신선한 소재와 독특한 연출기법의 서재형-한아름 콤비플레이로 유명한 극단. 청춘 그 자체를 그린 작품인 만큼 서재형 연출은 “진짜 대학생을 만나 지금 하고 있는 연극이 어디쯤 와 있는지 보고 싶다”는 말로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 2008, 2009년의 버전보다 밀도를 더욱 높이고, 공간상의 문제로 제약적이었던 댄스와 자전거 신을 풍부하게 연출할 예정이다.

사진제공. 뮤지컬해븐, 두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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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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