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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2.0 시대]주거복지 量에서 質로 ‘업 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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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공공임대정책 변천사

80년대 본격적 주거 안정정책 채택…DJ정부 ‘소셜 믹스’로 사회통합 추진


분노한 민심은 들불처럼 북아프리카와 중동으로 확산되며 독재자들을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아프리카. 중동 혁명의 도화선 역할을 한 튀니스의 ‘재스민’은 하루 1~2달러의 소득으로 살아가는 가난한 젊은이였다.

분노한 민심이 때로는 거대한 배를 순식간에 뒤집어 놓는 것이 역사의 순리이다. 공공 임대 주택은 자본주의의 발원지인 영국에서 처음으로 시행됐다.


영국의 근로자들은 런던을 비롯한 대도시의 비좁고 위생 상태도 엉망인 골방에서 가족들과 힘겨운 삶을 살았다. 주택 임대료 인상에 항의하는 근로자들의 불만을 달래는 일이 영국 정부로서는 시급한 과제였다.

영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공공 임대 주택 정책은 태생적으로 정치적이다. 근로자와 자본가, 정부 삼각 타협의 산물이었다. 일제 점령 시대인 1945년까지, 식민지 조선에는 독자적인 공공 임대 주택 정책이 없었다. 강권 통치를 일삼으며 만주 침탈에 전력을 다하던 일본 제국주의 정부는 조선인들의 주거 문제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박정희 정권도 집권 초기 공공 임대 주택은 관심 밖이었다. 군사정부는 수출 지향적 공업화 정책과 경제개발 정책을 양 날개로 삼아 정통성 문제를 정면 돌파하고자 했다.


이 시기의 투자 우선순위는 제조업 부문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산업 기반 시설의 확충이었다. 임대 주택은 물론, 일반 주택 정책도 관심권 밖이었다. 정부의 관심이 주택 부문에 미치지 못했으며, 임대 주택 프로그램도 개발되지 못했다. 임대 주택의 효시는, 지난 1962년 대한주택공사가 마포구 도화동에 9-15평 규모로 지은 마포아파트였다.


제도권 임대 주택의 신호탄이었다. 6년 후, 김현옥 서울시장은 해발 203미터 천연동 산허리에 지은 금화 아파트를 짓는다. 도심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오갈 데 없어진 철거민들을 위한 임대 아파트를 건설한 것.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김현옥 서울 시장은 철거민용 아파트조차 산 위에 지었다는 것. 산 중턱에 아파트를 올려야 청와대에서 잘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후일담이다. 마포구 창전동에 지은 와우아파트가 무너진 것도 따지고 보면 김 시장의 권력 지향이 한몫을 한 셈이다. 1970년대로 접어들면서, 정부는 주택부문에 비로소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임대주택  2.0  시대]주거복지 量에서 質로 ‘업 그레이드’ LH공사(당시 주택공사)는 1971년 개봉동에 서울 최초의 임대아파트를 준공했다. 당시의 공사현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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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마포아파트가 제도권 임대주택의 효시
부실 시공 와우아파트 붕괴참사 큰 아픔 겪기도
5·6共 때 밀어부치기식 물량공세 주거안정 한몫


[임대주택  2.0  시대]주거복지 量에서 質로 ‘업 그레이드’ LH공사는 아파트의 질을 높여 임대주택에 새로운 시대를 개막했다. 판교 임대주택단지전경.


1993년 임대주택법 개정 중산층까지 공급 확대
DJ정권 때 ‘임대-분양 50대50’ 사회적 혼합정책
최근엔 입주민 삶의 질까지 배려한 성숙단계 진입


3공화국, 철거민 이주 목적 ‘생색내기’


정부의 공공주택 정책이 역사의 전면에 부상하기 시작한 시기는 1970년 이후. 대한주택공사는 1971년 서울 개봉지구에 13평 규모의 임대 주택 300여 호를 공급했다. 이 주택공급을 신호탄으로 1980년까지 10년 동안 6만 4974호의 임대 주택을 건설했다. 임대 기간은 대부분 1~2년. 호칭이 단기 임대 주택 또는 분양 조건부 임대 주택이지, 말 그대로 생색만 내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박정희 정부는 근대화의 기치를 높이 걸고, 공업화에 매진하며 농촌에서 근로자 예비군들을 대거 도시로 끌어올린다. 조국 근대화의 역군으로 불린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달동네 무허가 판잣집이었다. 1970년대 임대 주택 공급의 목표는 무주택 영세민의 생활기반 구축이었다.


1970년대 중반에는 서울시의 요청으로 도시계획사업으로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철거민을 상대로 임대 주택을 특별 분양했다.


조국 근대화의 기치를 높이 들고 공업화에 매진한 3공화국은 분양 위주의 정책을 펼쳤으며, 정부의 임대 주택 정책은 거의 무의미한 실정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80년대 들어 법-제도적 큰 틀 갖춰


광주 민주화운동을 군홧발로 진압하고 권력을 움켜쥔 5공화국 정부는 김재익씨를 경제수석으로 영입해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경제 자유화의 물결에 동참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5공화국은 통금 제한을 풀었으며, 여행 자유화 조치를 실시했다.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부는 임대 주택 정책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저소득 계층의 주거 부담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감안해 임대 주택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1981년, 정부는 주택 임대차 보호법을 제정했다. 또 3년 후, 임대주택건설촉진법을 제정해 임대 주택 건설을 추진했다. 국내 공공임대 정책의 분수령이 된 사건이 노태우 대통령이 추진한 200만호 건설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산업화에 따른 주택 수요는 높은 데 비해 주택 공급은 절대량이 부족했다. 이러한 양적 부족 사태는 국가적으로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때로는 부동산 폭등으로 인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거나 위화감을 형성시켜 서민들의 심리적 상실감을 불렀다. 1989년 2월에는 도시 영세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3조5000억 원을 투입해 영구 임대 주택 25만호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공공임대 주택 양에서 질의 시대로


6공화국 정부는 1인 가구, 노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주택 가격 안정으로 임대 주택 수요가 90년대 들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임대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수립했다. 지난 1993년 5.8%수준의 임대 주택 재고를, 2000년대 초반까지 10% 수준 까지 늘려 나간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신경제5개년 계획상 주택부문과 관련한 정책 방향은 주택의 안정적 공급, 재고 주택의 질적 수준 향상 등이다.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부동산신학과 교수는 “공공 임대 주택을 더 많이 짓고 그 시설을 입주민의 생활 방식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공공 임대 주택 역시 다른 집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사는 장소, 삶의 거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믹 리뷰 박영환 기자 yung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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