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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코드> 목 Mnet 밤 12시
달샤벳의 지율은 방송에 출연한 소감을 말하다가 울었다. <비틀즈 코드>의 출연한 게 소름 돋게 감동적이었기 때문은 아니다. 함께 출연한 클릭비의 멤버들이 김상혁에 대해서 한 말들, 그리고 그에 대한 김상혁의 진심어린 답에서 느낀 우정 때문이다. <비틀즈 코드>는 ‘자격지심’과 ‘우격다짐’를 트레이드로 삼고 있는 만큼 초반부터 “다시 면허 딴 지 얼마 안 된” 김상혁이 조심스러운 멘트를 할 때마다 “(민감한 이야기를 하는 데) 케이블은 아니라는 거지?”라며 몰아가는 기본정신을 잊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가 과거의 사건사고와 이후의 심정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할 때는 토크를 끊거나 무리한 애드리브를 넣지 않고 충실한 리스너가 되어주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시청자들은 멤버들이 서로 인간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우정을, 예상치도 않았던 클릭비를 통해 만나게 되는 희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비틀즈 코드>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봤다는 호들갑스러운 윤종신의 멘트처럼, 이번 경우를 게스트의 특별함에서 오는 의외의 상황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고 말도 안 되는 우격다짐을 하면서도 게스트들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토크쇼로서의 중심을 잃지 않았던 <비틀즈 코드>였기에 가능한 상황이었던 것은 아닐까? <비틀즈 코드>는 아주 오랫동안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한 아이돌 그룹과, 자신에게 언젠가 도착할 기회를 오래 참으며 기다려온 가수이자 예능인이 다시 대중의 앞에 서서 새롭게 시작하며 적응하는 모습을 포장도 과장도 없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통해 좋은 마무리가 새로운 시작일 수 있고, 인생에서 쓴 맛을 본 이후에는 아주 작은 일에도 감사하게 된다는 작지만 큰 교훈도 주었다. 그러면서도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게스트의 말에 주석을 달고, “그래서 대리비를 아꼈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토크의 작은 틈도 놓치지 않는 <비틀즈 코드>만의 매력도 여전했으니, 이거야말로 정말 소름끼치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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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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