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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세상]만화 주인공의 책읽기를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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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1987년 미국 폭스TV의 짧은 단편 시리즈로 시작한 '심슨 가족(The Simpsons)'은 미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수십여개의 상을 휩쓴 것은 물론이고 타임지에서는 20세기 최고의 텔레비전 시리즈물로 심슨을 꼽기도 했다.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아동용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상의 도시 '스프링필드'에 사는 심슨 가족의 일상은 미국 사회의 예리한 단면이다. 어떤 사건이든 누구든 거리낌없이 풍자하고 비꼬며 유머의 소재로 삼는다. 제작사인 폭스는 물론이고 부시, 클린턴, 오바마 등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도 심슨 가족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갈등, 엔론 파산 등 큰 사회적 이슈 역시 심슨 가족의 패러디 대상이다. 미국 사회를 알고 싶다면 심슨 가족을 보라는 얘기는 틀린 말이 아니다.


폭넓은 소재를 유머로 융화시키는 만큼 심슨 가족의 인기는 전세계적이다. 각각의 캐릭터마다 팬덤을 몰고 다닌다. 그 중 '리사 심슨의 북클럽(http://lisasimpsonbookclub.tumblr.com/)'은 심슨 가족의 둘째 '리사 심슨'이 극 속에서 읽는 책들을 모아 정리해 놓은 블로그다. 리사 심슨은 심슨 가족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를 통틀어 가장 지성미가 넘치는 존재다. 나이는 8살로 설정돼 있지만, 20년이 넘는 방영 기간동안 수많은 책이 리사의 손을 거쳐갔다. '그녀의 용기는 위대하고 그녀의 지식은 방대하다'는 표어를 단 이 블로그는 방문자들의 참여를 통해 리사가 읽고 있던 책들을 하나하나 포착해낸다.

[온라인세상]만화 주인공의 책읽기를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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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가 읽는 책은 실로 다양하다. 유명 IT잡지 '와이어드'도 거기 포함된다. 물론 이 잡지 역시 심슨 식으로 패러디됐다. '사이버 반바지 : 컴퓨터를 이용해 바지 잡아당기는 장난을 막는다!'.

[온라인세상]만화 주인공의 책읽기를 엿보다


실비아 플라스의 자전적 소설 '벨 자'를 읽는 장면도 있다.

[온라인세상]만화 주인공의 책읽기를 엿보다


영화로 더 잘 알려진 중국계 작가 에이미 탠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리사가 '조이 럭 클럽'을 읽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이 럭 클럽'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예요. 어머니와 딸이 함께 역경을 헤쳐나가는 방법을 이 책에서 볼 수 있었어요." "아니, 너 그거 완전히 잘못 이해했단다."


이 블로그는 리사의 팬들이 함께 꾸려 나가는 공간이다. 심슨 가족을 보다가 리사가 책을 읽고 있거나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발견하면 누구나 블로그에 알려 줄 수 있다. 리사의 팬들도 '리사 심슨의 북클럽'의 아이디어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언젠가는 내 책장도 리사의 책장처럼 다채로워졌으면 좋겠다', '리사의 책 목록을 보고 한 사람의 독자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면서 말이다. 이 블로그를 소개한 가디언지는 "심슨 가족다운 몇몇 패러디된 책들 역시 뛰어나다"고 평했다. 심슨 가족, 그 중에서도 리사를 좋아한다면 꼭 체크해봐야 할 블로그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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