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인도네시아 파닌은행과의 인수협상이 결렬된 산업은행이 당분간 해외은행 인수를 보류할 방침이다.
일단 정부의 민영화 방안이 확정된 이후 민영화를 진행하겠다는 생각에서다.
25일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민영화 플랜을 먼저 받고 나서 해외은행 인수 대상을 발표하기로 했다"며 "당분간 해외은행 인수는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최근 인도네시아 7위권 은행인 파닌은행과 인수협상을 진행했으나 최종 과정에서 조건에 대한 이견이 갈려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민영화를 위해 해외은행 인수를 밝혔던 민 행장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셈이다.
결국 산은은 해외은행 인수를 보류하고 정부의 민영화 방안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민 행장은 "정부의 민영화 방안이 금방 잡히지 않을 것 같아 일단 해외은행 인수를 추진키로 했지만, 요즘은 여러 상황이 맞물려 돌아가는 만큼 일단 민영화 향방을 지켜보기로 했다"며 "인수를 일단 보류해야 정부측에서도 민영화 방안을 편하게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우리은행 민영화의 일환으로 우리투자증권을 분리 매각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우리금융 민영화를 조속히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향후 산업은행의 민영화 방안 역시 곧 결정될 것이라는 게 민 행장의 설명이다.
민 행장은 "새 금융수장이 선임된 이후 정부의 민영화 플랜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며 "우리은행은 물론, 산업은행의 민영화 플랜도 확정될 가능성이 많은 상황에서 곁가지를 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계 일각에서는 CEO 교체가 곧 다가오는 점도 외국계 은행 인수를 보류한 이유로 꼽았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민 행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마무리짓지 못할 일을 만드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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