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약 200명이 갈곳을 잃고 차가운 대피소 바닥에 등을 누이고 밤을 지새웠다"
지난 22일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강진으로 75명이 사망하고 300명이 실종됐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200여명의 사람들은 집, 건물 등이 크게 파괴돼 갈곳을 잃고 대피소에서 추운 밤을 보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외신들은 23일(현지시간) 뉴질랜드의 강진으로 피해액이 미화로 12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JP 모건이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발생한 강진의 지진 피해액 60억 달러 보다 훨씬 많은 것이라고 전했다.
존 키 총리는 "사망자 명단을 곧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존 카터 민방위부장관은 "DNA 검사와 치아 상태, 지문 등으로 신원파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통상부에 보고된 것에 따르면 한국인 실종자는 유씨 남매 2명 이외에 더 늘어나지 않았다.
당국은 유씨 남매가 매몰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캔터베리방송국(CTV) 건물에 대한 구조작업을 재개하는 등 생존자 수색에 나섰다. 이 건물은 붕괴위험으로 수색작업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러셀 깁슨 경찰책임자는 "켄터베리TV건물에는 80명에서 100명이 메몰돼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300명의 실종자들도 휴대전화 불통 등으로 소재가 파악되진 않지만 이들 모두가 사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FT는 "크라이스트처치는 지진으로 전력의 80%가 파괴됐고, 마실물도 부족한 상태"라면서 "하수도 처리 시설 등도 전부 부서졌다"면서 집, 빌딩 뿐 아니라 사회기반시설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낸시 리는 "지진으로 갈라진 도로로 떨어질 뻔했다"면서 "정신적으로 충격이 큰 상태다"라고 말했다.
3살난 아들과 아내를 둔 이란의 아르다시르는 "가족과 함께 밤 9시까지 차에 대피해있었는데 너무 추워서 이 대피소를 찾아오게 됐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다. 누구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조차 없다"고 말하고 말했다.
한편, 경찰당국은 지진으로 혼란해진 분위기를 바로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약탈하다가 잡힌 6명을 연행하고 뉴질랜드의 범죄예방을 위해 야간통행금지를 강화하고 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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