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은행 본사는 검찰 '통보'
[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발생한 '옵션쇼크'와 관련한 시세조종과 불공정거래 혐의를 받고 있는 도이치은행과 한국 도이치증권에 대한 징계 수위를 확정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열린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결과 한국 도이치증권에 대해 '장내파생상품 취급정지 6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리고, 한국도이치증권 법인 및 관련자 5인을 검찰에 고발하는 징계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도이치증권은 오는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자기매매업의 증권거래·장내파생상품거래 및 위탁매매업의 증권DMA거래'가 정지된다.
검찰에 고발된 사건 관련자는 도이치은행 홍콩지점 관련자 3인과 뉴욕 도이치은행증권 글로벌 지수차익거래 담당자, 한국 도이치증권 파생상품 담당 상무 등 5인과 한국 도이치증권 법인이다. 금융위는 한국 도이치증권 파생상품 담당 상무에 대해서는 정직 6개월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금융위는 이번 시세조종 행위는 홍콩지점의 지수차익거래팀이 주도한 것으로 도이치은행 본사 차원의 개입은 확인하지 못해 검찰고발에서 제외했다. 대신 금융위는 물증은 없으나 정황상 도이치은행의 관련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해 검찰에 '통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건 관련자 5인은 사전 공모를 통해 지난 11월11일 옵션만기일 장마감 동시호가 시간에 보유중이던 KOSPI200 구성종목 2조4424억원의 '매도 폭탄'으로 KOSPI200 지수를 하락시켜 448억7873만원의 부당이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수가 떨어지면 돈을 벌 수 있는 '풋옵션'을 미리 산 뒤 옵션만기일에 KOSPI200 지수를 장마감 동시호가 직전 2.79% 급락시켜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시세조정으로 인해 당일 코스피지수는 장막판 53.12포인트 급락했다.
도이치 측은 앞선 심의위원회에서 법무법인 김앤장을 앞세워 위험 회피(헷지) 목적의 정당한 거래였다고 주장했으나 금융당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융위가 6개월 영업정지의 행정처벌과 함께 검찰 고발을 결정함에 따라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에 관심이 모이게 됐다. 고발된 사건 관계자 중 4명이 영국·프랑스·호주·미국 국적을 가진 외국인이라 검찰의 조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금융위의 제제안이 확정됨에 따라 한국거래소(KRX)도 도이치증권에 대한 제제 수위를 오는 25일 결정할 방침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피해규모가 크고 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처벌 의지가 강해 거래소가 도이치증권에 대해 사상 최대의 제재금을 물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거래소가 회원사에 부과한 제재금 최고액은 2억5000만원이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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