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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웃돈 더 챙기는 맞춤전략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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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이모작 시대 ‘내게 맞는 퇴직연금은’

승진 기회 많은 신입은 DB형… 임금 인상폭 적은 40대 이상은 DC형 유리


금융기관 A사는 노사합의를 통해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을 동시에 도입했다. 퇴직연금사업자는 증권, 보험, 은행 등을 포함해 금융사 몇 곳을 선정했다.

이 회사 김 차장(42)은 고민 끝에 DB형을 선택했다. 회사가 운용을 책임지므로 적립금 투자 운용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몇 년 뒤 부장으로 승진하면서 급여가 많이 오르고 그 해 고과도 좋아 평균임금도 상당히 뛰어올랐다.


그는 향후 임금이 물가상승률 이상 넘어서기 어렵다고 판단해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 고려해 안전한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가입, 노후 대비를 위한 퇴직금 늘리기 전략에 돌입했다.

김 차장이 택한 DB형의 퇴직금은 ‘월평균 임금×근속연수’로 사전에 정해진다. 이때 퇴직 적립금의 운용으로 거둔 수익은 회사와 외부사업자 간 계약이며 근로자인 김 차장의 퇴직금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월평균 임금이 오른 만큼 DB형의 수익률이 올라가는 셈이다. A사의 연간 평균급여 상승률이 5% 안팎이라고 했을 때 DB형에서 거둔 수익률 역시 5% 내외가 된다.


수익률만 놓고 보면 DB형은 기존의 퇴직금제도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기존 퇴직금제도에서는 잦은 중간정산으로 퇴직금을 소진해버려 정작 노후 대비를 할 수 없는 상황만 비일비재했다. 그런 면에서 DB형은 근로자의 수급권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유리한 제도다.


“지금 다니는 직장 퇴직연금, DB형이에요, DC형이에요?”
“그게 뭐죠? DB는 ‘데이터베이스’이고 DC는 뭐… ‘디스카운트’인가?”


도대체 DB, DC가 뭐란 말인가. 우스갯소리처럼 들리겠지만 퇴직연금에 대해서는 들어봤어도 퇴직연금의 종류인 DB형과 DC형에 대해서는 생소해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퇴직연금은 어떻게 돈을 내고 타느냐에 따라 확정급여(DB·Define Benefit)형과 확정기여(DC·Defined Contribution)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렇다면 내게 맞는 퇴직연금은 DB형일까, DC형일까. 이는 회사의 안정성과 급여 수준, 개인들의 투자 성향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DB형은 회사가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은행·보험·증권사 등에 맡겨 운용하되 근로자의 퇴직 직전 3개월 월 평균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한 액수를 보장해 주는 방식이다. 연금 금액을 퇴직 시 일시불로 받을 수도 있고 퇴직 후 일정기간 나누어 매년 수령할 수도 있다.


회사가 근로자 퇴직급여의 60% 이상을 회사 밖 금융회사에 적립하도록 해 회사가 도산하는 최악의 경우 최소한 퇴직급여의 60% 이상은 보장받을 수 있다. 기업이 퇴직연금의 운용 책임을 지기 때문에 근로자는 적립금 투자 운용 부담이 없다.


퇴직 급여가 미리 결정되며 운용수익에 따라 근로자의 퇴직금이 달라지지 않는다. 임금상승률이 예상 운용수익률보다 높은 기업의 근로자, 대기업 및 공기업 근로자, 누진제 임금체계 기업의 근로자 및 장기근속 근로자에 유리하다. 단, 사외적립이 충분치 못할 경우 수급권 보호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



퇴직연금계좌 IRA는 DC형 유사


DC형은 회사가 매년 연봉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의 개별 계좌에 적립해 주고 근로자가 은행·보험·증권사 등 금융회사에 운용 방법을 지시하는 방식이다. 회사에 다니는 동안 매년 퇴직연금 계정에 ‘얼마를 적립할지’를 미리 결정하는 것이다.


근로자에게 투자 운용의 선택권이 주어지지만 운용 결과에 대한 책임도 개인이 진다. 근로자 퇴직급여의 100%를 회사 밖 금융회사에 적립해 별도 관리되므로 회사가 부도나더라도 퇴직금을 떼일 우려는 없다.


근로 기간 동안 매년 적립한 기여금과 이를 펀드나 예금 등으로 운용해 얻은 투자수익을 합한 금액이 퇴직 후에 받는 연금 총액이 된다. 따라서 적립금을 얼마나 잘 운용했는지에 따라 연금총액이 달라진다. 매년 근로자 연봉에 따라 퇴직급여를 산정하므로 임금 변동성이 큰 근로자에게 적합하다.


한편, 이외에 개인퇴직계좌(IRA·Individual Retirement Account)라는 상품도 있다. IT기업에 다니는 서 대리(31). IT기업은 이직률이 높아 평소 퇴직금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이직할 때마다 생기는 퇴직금은 갑자기 생긴 목돈으로 생각하고 그때그때 써버리는 게 특기였다. 주식 투자를 하기도 했지만 전문가가 아니라 번번이 실패하고 현재 손에 남은 퇴직금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회사에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면서 노후 준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고 퇴사하면서 받은 퇴직금으로 IRA를 가입했다. 퇴직소득세 이연효과도 있고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어 매우 만족하고 있다. 아직 젊지만 미리미리 노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 든든하다.


IRA는 퇴직 및 이직 시 지급되는 퇴직금을 개인계좌에 적립해 운용하고 은퇴 시 일시금이나 연금 형태로 받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 개인별로 가입한다는 점 외에 적립금 운용은 모두 DC형 상품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직장인들의 대부분이 DB형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이, 투자 성향, 직장, 연봉, 임금 상승률에 따라서는 DB와 DC 중 어느 것이 유리할까. 일반적으로 DB 퇴직금은 입사해서부터 퇴사하는 시점까지 임금이 얼마나 상승했는가가 퇴직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호봉제, 연봉제와 관계가 없으며 연봉제라 할지라도 입사 시점 대비 퇴사 시점에 임금이 많이 상승됐을 경우 높은 평균 임금으로 근속기간 전체를 소급 적용 받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반면 DC의 경우 평균임금 상승보다는 운용수익률이 중요하다.


임금상승률과 투자수익률이 동일할 겨우 DB 퇴직금과 DC 퇴직금의 크기는 이론적으로 같게 된다. 임금이 크게 상승해 예상 투자수익률보다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면 DB제도를, 임금 상승률 보다는 예상 투자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면 DC형을 선택하는 게 퇴직금을 늘릴 수 있는 길이다.


연령별로 본다면 상대적으로 젊은 근로자들은 DC형을 선택해 장기 투자했을 때 수익이 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업의 경우 근로자의 임금이 가장 많이 상승하는 경우는 직급이 상승하는 때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승진의 기회가 많은 젊은 근로자는 DB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미 정년을 앞두고 있거나 더 이상 직급 상승 여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40~50대 근로자의 경우에는 DC형을 선택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다.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으며 임금 상승률이 높지 않은 근로자라면 DC형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 자신이 직접 운용함으로써 퇴직금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질 수 있다. 다만 DC형은 본인의 근무 환경이 투자에 신경을 쓸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잘 판단해야 한다.


강창희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장은 “어차피 퇴직연금은 20~30년 후 받는 것이므로 장기 수익률이 중요하다. DB형이나 DC형 그 자체보다도 자신에게 맞는 운용사와 상품을 꼼꼼히 따져 선택하느냐가 중요하고 수익률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퇴직연금]웃돈 더 챙기는 맞춤전략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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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안성맞춤 퇴직연금 고르기


아래의 질문은 개인별 사고방식이나 투자 경험 등에 대한 질문이다. 질문에 따라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면 된다.


■ 현재 내가 속한 회사의 5년 평균 임금인상률은 5% 미만이다.
■ 현재 회사에 근무한 연수가 5년 미만이다.
■ 3년 이내 퇴사하거나 다른 직장으로 이직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 매년 중간 정산으로 퇴직금을 수령한다.
■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며 관련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 주식이나 간접투자상품에 투자하고 있거나 투자한 경험이 있다.
■ 재테크 및 노후설계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를 제공받기를 원한다.
■ 본인의 퇴직급여를 본인이 직접 운용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 은퇴 후 본인이 필요로 한 노후 생활 목표자금이 설정되어있다.
■ 장기투자 및 분산투자 등 투자에 대한 기본 마인드를 갖추고 있다.


‘예’가 6개 이상이면 DC형 퇴직연금, 그 미만이면 DB형 퇴직연금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자신의 투자 스타일을 반영해 추천하는 것으로, 단순한 참고사항일 뿐이다.


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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