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이 사표를 제출했다. 이 원장이 지휘한 나로호 1,2호 발사가 실패로 돌아간 데다 연내 3차 발사가 불투명해지며 퇴진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기초기술연구회, 항우연 등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임기를 9개월여 앞두고 돌연한 사표다.
과학계에서는 나로호 발사 실패와 3차 발사 연기가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 원장은 2008년 취임해 나로호 1,2차 발사를 직집적으로 이끌었으나 모두 실패했다. 게다가 지난해 2차 발사 실패 책임을 두고 러시아와 공방이 길어지며 연내 3차 발사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애초 항우연은 지난해 말까지 한·러 공동조사위원회(FRB)에서 실패 원인을 밝힌 뒤 이르면 올해 11월 발사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지난달 열린 4차 FRB에서도 실패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한편 정부에서 교체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과학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나로호 사업을 맡던 거대과학정책관을 교체한 것도 '쇄신'목적 아니겠느냐"며 "1,2차 발사 관계자가 갈리는 상황에서 이 원장도 남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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