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기아자동차가 올해 경영 방침으로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확립하는 해'를 내걸고 노동조합과 함께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기아사(史)에 길이 남을 만한 지난해의 성과를 하루 빨리 잊고 올해 질적 성장을 이뤄내자는 데 노사 간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기아차는 지난 10일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2011 사업 계획 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생산ㆍ판매 200만대 돌파, 글로벌 톱 10 진입, 시장점유율 33.1% 달성,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 순위 9위, 부채비율 92.8%' 등의 성과를 치하함과 동시에 올해의 목표와 부문별 주요 사항 및 주어진 과제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올해 각 공장별로 구체적인 생산 계획을 점검했다. 국내(156만7000대)와 해외(93만대)를 합쳐 총 249만7000대를 생산할 예정인 기아차는 국내 물량은 화성공장에서 가장 많은 59만4000대를 맡기로 했다. 지난해 생산 대수와 비교해서는 광주공장에서 48만3000대를 생산할 계획으로 증가율(17%)로는 1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소하리공장은 5% 늘어난 26만대를 생산 목표로 세웠다.
기아차는 이 같은 생산 기지를 발판으로 올해 국내에서 51만5000대를 판매해 내수 점유율을 35%로 전년 대비 1.9%p 끌어올리고, 해외 판매는 164만6000대에서 198만2000대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국내와 해외 영업 등 사업 부문별 세분화된 계획도 제시했다. 국내 영업에서는 신차 모닝을 통해 경차 시장 점유율을 70%로 올리고 후속 모델을 준비 중인 프라이드를 통해 1등의 롱런 브랜드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K와 R 시리즈는 명품 브랜드화한다.
해외 영업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198만대를 수출한다는 목표다. 우선 K5 수출 물량 공급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해외 시장점유율을 2.9%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해외에서 광고와 홍보 비용을 더 투입할 것이며 우수 딜러를 영입하는 등 전 세계 기아차 딜러망을 4499개로 확대키로 했다.
신차 및 후속차 개발에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1조8600억원이 투입된다. AS 부문은 프로 서비스맨을 육성하고 고객 감동 서비스를 실천하는 데 주력키로 했다. 신차는 최근 출시된 신형 모닝에 이어 프라이드를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는 올해 기아차 전 임직원에게 주어진 과제를 점검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기아차는 성공적인 신차 양산과 더불어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 계획된 양산 일정을 지키고 초기 가동률을 조기에 안정화해 성공적으로 신차 붐을 이어가자는 것. 또한 K5와 스포티지R 등 인기 차종의 공급 물량을 늘려 지난해의 돌풍을 지속할 것을 결의했다.
생산성 확보에 대한 문제도 풀어야 할 중대 과제로 지적됐다. 최근 해외 공장 증설 문제가 노사 사이의 '뜨거운 감자'가 된 상황에서 해외 공장 수준으로 생산성을 높이자는 얘기가 거론됐다. 현재 기아차 공장에서 차 한 대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나타내는 대당 조립 생산성(HPV)은 30.6 HPV 수준인데 올해 22 HPV로 향상할 것을 목표로 세웠다. 또한 '디자인만 좋은 차'가 아닌 '디자인도 좋은 차'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품질 수준을 확보하자는 내용이 세 번째 과제로 제시됐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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