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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쿠크법 또 삐걱삐걱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초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이집트에서 시작된 민주화 요구 시위가 이란등 중동지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이슬람자금을 두고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나라당이 이달 임시국회에서 중점 처리법안으로 선정한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이슬람채권법, 수쿠크법)이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견이 첨예하게 맞서는 한편 기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슬람채권법은 이슬람채권에 비과세 혜택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슬람채권(일명 수쿠크)은 특히 이자 수수를 금지하고 있는 이슬람법에 따라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 임대료 등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임대료에 과세를 할지 여부가 핵심이다.


작년말 정부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했다가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통과되지 못했다가 이번에도 똑같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은 "이슬람권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이슬람채권법이 통과돼야 한다"며 "기존 외화 채권에 세제 혜택을 주고 있는 만큼 이슬람채권에도 동일한 수준의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반면 같은 당 이혜훈 의원은 "이슬람채권법은 이슬람채권에 과도한 면세 혜택을 주고 있다"며 "특히 채권 투자수익금의 2.5%를 기부하도록 하고 있는데 사용 내역 관련 서류는 송금 즉시 파기하도록 하고 있어 테러단체로 흘러들어갈 우려가 있다"고 맞섰다.민주당은 신중한 입장이다. 여권내 갈등이 있는 데다 기독교계에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국정조사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UAE 원전수주 이면계약 의혹과 이번 채권법 처리가 맞물려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기독교계는 이슬람채권에 대해 형평성 문제와 종교편향, 테러지원 등을 내세우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길자연 목사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슬람 내에서는 수쿠크 법안의 통과를 원하는 것은 이슬람 포교를 위한 하나의 지하드(성전)로 경제 무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의무적으로 총수입의 2.5%를 내는 '자카트'라는 명목의 기부금의 용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영국, 프랑스 등에서 도입했다가 이슬람테러가 빈번해졌다는 등의 주장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정부는 "국회 일정이 정해질 경우 법안 통과를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식경제부 의뢰로 작성한 '금융관련 외국인투자 유치방안' 보고서에서 "이슬람 국가의 국부펀드 유치를 위해서는 이슬람금융 상품에 대한 이해 및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면서 "금지된 전통적 금융상품을 이슬람 율법에 따라 재구성한 다양한 상품에 대한 유통을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22억달러 규모로 시작한 이슬람채권 발행 규모는 2009년 202억달러로 늘어났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은 이미 수쿠크와 관련한 주가지수를 별도로 개발해 관련지수를 발표하고 있으며,이를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상품들까지 등장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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