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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합의하에 헤어져 놓고 전화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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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챔피언스리그가 세계 최고의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 건,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세리에 A를 비롯한 유럽 주요 리그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축구 시장에서의 이적이란 결국 알만한 구단들끼리 알만한 선수들을 데리고 진행하는 것이라 할 수도 있겠다. 이번 챔스 16강에서 만난 팀들 역시 서로 여러 선수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맺고 있는 복잡한 사연을 정리할 픽션을 준비했다. 과연 이 얽히고설킨 관계는 챔스 이후 다시 어떻게 재편될 수 있을까.


챔스│합의하에 헤어져 놓고 전화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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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날 안 보내준다는 거예요. 바로 그곳이 내가 원래 있던 곳, 내 집이라고요!” 세스크의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었다. “세스크, 정말 내 마음을 모르겠니.” 그에 반해 아스널 상사 벵사장의 목소리는 떨렸다. “너는 우리 아스널 상사를 향후 1년 내에 프리미엄 업계 1위로 끌어올릴 인재야. 하지만 지금 펩의 바르샤에 가면 네 자리는 없어. 그는 혹시라도 라리가 주주 총회에서 레알에 밀릴 아주 작은 가능성을 봉쇄하기 위해 네가 가진 지분을 욕심내는 것뿐이야.” “하지만 메시와 피케, 이니에스타, 나의 형제들이 기다리고 있다고요.” “가면, 형제가 아닌 경쟁자야!” 이번에는 벵사장의 언성이 높아졌다. “가면 샤비가, 메시가 너에게 실무직을 줄 거 같니? 넌 기껏해야 바르샤 실장 아무개 정도가 되어서 여직원이랑 시시덕거리다 네 젊음을 마감할 거야. 하지만 아스널에서 너는 핵심 중의 핵심이야. 앙리 부사장과 베르캄프 전무가 명예 퇴직한 이후 너는 다시 한 번 아스널의 업계 1위를 가져올 유일한 사람이야.” “...조금만 더... 생각해봐요, 우리.”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어쩌면 16살의 소년을 가족으로부터 빼앗아온 것부터 잘못일지 모른다. 덕분에 업계에서 유괴범 소리도 들었다. 벵사장은 새하얀 백발을 쓸어 올리며 한숨을 쉬었다. 자기합리화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당시 바르샤는 어린 세스크를 잘 챙기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은 이 아이를 누구보다 잘 키울 자신이 있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어쨌든 자신은 이제 낳은 정보다 더한 기른 정을 주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펩, 그녀는 집요할 거다. 퍼기 영감도 결국 바르샤 가문에게 피케를 놔주지 않았나. 머리가 아프다. 5분만, 5분만 자기 생각대로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챔스│합의하에 헤어져 놓고 전화해서 미안해


“진짜... 나왔네?” 벤제마는 한 때 자신의 연인이었던 풔엘을 보며 쑥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상대편도 웃는다. 그래, 그 정도면 깔끔한 이별이었지. 더는 가난한 연애는 싫다고, 그동안 고마웠지만 이제 잘 나가는 여자친구 만나 큰물에서 놀고 싶다며 떠난 자신, 그리고 그런 자신을 말없이 보내주던 그녀. 하지만 깔끔하지 못한 건, 바로 지금이다. ‘잘 지내? 시간 되면 한 번 볼까?’라는 문자는 보내지 않는 게 좋았다. 어쨌든 자신도, 그녀도 약속 장소에 나왔다. “어때? 지금 여자친구랑은 잘 지내지?”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질문이었다. “어... 어... 기억하잖아. 먼저 그쪽에서 나 좋다고 했던 거.” 정말 그랬다. 레알 가의 외동딸이 자신에게 먼저 접근했었다. 하지만 똑같은 말투와 똑같은 제스처로 그녀는 다른 남자들을, 그것도 자신보다 잘난 남자들을 유혹했다. 호날두와 카카까진 받아들였다. 그래도 그녀의 차에 자신의 자리 하나 정돈 있었으니까. 하지만 최근 아데바욜까지 낚은 그녀 옆에 자신이 앉을 자리는 없었다. 나만 바라봐주던 옛날 애인이 떠오른 건 그래서다. “너는 어때? 지금도 혼자야?” 정적, 그리고 “아니, 구르퀴프랑 잘 지내고 있어. 너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할 줄 알았는데 구르퀴프 덕에 잘 헤쳐 나가고 있어.” 벤제마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갔다.


“헤이! 거기서 뭐하고 있는 거야!”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울어?” 이런, 자신도 모르게 흘린 눈물을 다른 사람도 아닌 호날두에게 들키다니. 녀석은 여전히 페레즈의 오른쪽 자리에 앉아 한쪽 입초리가 올라가는 미소를 지었다. “차인 거야? 애인 있대? 골키퍼가 있어도 골 넣는 건 아무 문제없어. 나처럼.” 그 재미없는, 더 정확히는 재수 없는 농담에 까르르 웃는 건 역시 페레즈다. “역시, 우리 자기는 용돈 받는만큼 나를 즐겁게 해준다니까?” 아직 눈물이 멈추지 않은 벤제마를 두고 그녀의 차는 떠났다.


챔스│합의하에 헤어져 놓고 전화해서 미안해


오랜만에 베총리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난해, 베컴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을 때 이후 이런 두근거림은 처음이다. 베일이라고 그랬나, 그 아이. 참으로 맹랑한 아이였다. 외지에서 온 어린 녀석이 마시모 회장의 협박에 긴장하기는커녕 오히려 그가 끌고나온 떡대들을 혼자 완전히 요리했다. 특히 오른쪽의 절대자라고 불리던 마이콘을 왼발로만 끝내는 모습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날렵하고, 과감하다. 그리고, 잘생겼다. 잘생긴 남자들로만 호위대를 만들어 유세를 다니는 건 베총리 필승의 선거 전략이었다. 비리 의혹이 일어나도 사람들은 호위대장 가투소의 우직한 얼굴을 보고 자신을 믿어줬다. 언제나 적재적소에만 등장하는 인자기의 꺼지지 않는 미모 역시 대중의 마음을 홀렸다. 그런데 자신의 라이벌인 마시모 회장을 제대로 바보로 만든 잘생긴 아이가 등장했다. 사실 마시모 회장이 마음에 들지는 않아도 같은 동네 유지로서 베일에게 한 번은 쓴맛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머리와는 상관없이 베총리의 마음은 계속해서 홍안의 미소년을 쫓아갔다.


그리고 챔스 교차로


베일: “뭐야, 영감. 그쪽도 나한테 혼나보고 싶어?”
베총리: “어허, 가투소, 참아, 참아.”
구르퀴프: “어?”
베총리: “어? 너... 구르퀴프?”
구르퀴프: “어떻게 알아보시네요.”
베총리: “너... 전보다 훨씬 멋진 남자가 됐구나. 전에 내 곁에 있을 때는 마냥 꼬맹이인줄로만 알았더니.”
구르퀴프: “...”
풔엘: “자기야, 많이 기다렸어? 어, 아는 사람?”
구르퀴프: “아니야, 아니야. 우리 가던 길 가자.”
페레즈: “어이쿠, 이게 누구야. 헤어진 남자친구 붙잡고 울던 분 아니야?”
풔엘: “뭐요? 전에 나한테 그렇게 혼나고도 다시 찾아온 거예요?”
펩: “어이, 거기 페레즈. 라리가 그룹 인수 못한 화를 애꿎은 사람한테 푸는 거야? 차라리 나를 상대하지 그래?”
베총리: “허허허, 펩 여사. 오랜만이에요. 지난번에 우리 쪽에 보내준 즐라탄 덕에 요즘 살만합니다, 그려.”
벵사장: “뭐요, 그 잘나가는 즐라탄을 남에게 보내고선 우리 세스크를 내놓으라는 거요?”
펩: “이 무서운 사람, 언제 온 거예요. 우린 즐라탄 대신 따로 비야를 영입했어요.”
발렌시아: “우리 비야 내놔라!”
펩: “아이, 깜짝이야!”
베레즈: “뭐야, 펩 여사. 뒤처리가 깔끔하지 못하잖아?”
퍼기: “우리 호날두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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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위근우 eight@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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