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이 11일 이명박 정부 출범부터 '밀월관계'를 유지하다 최근 정책연대 파기를 선언한 한국노총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이용만 당하고 얻은 것이 없다"며 뼈 있는 농담을 쏟아내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표출했다.
심재철 한나라당 정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차명진 정책위부위원장, 한국노총 출신인 강성천이화수 의원과 신영수 의원 등과 함께 서울 여의도 한노총을 방문해 이용득 신임 한노총위원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심 정책위의장은 "대한민국이 이 만큼 발전하는데 근로자가 애썼기 때문"이라며 "한노총은 경제주체로 노사관계를 잘 잡아주 것에 대해 감사하다. 좋은 관계가 잘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위원장은 "좋은 관계는 다 깨졌다"는 농담으로 일장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이번에 내가 압도적으로 당선된 것은 현장의 고통스럽다는 요구"라며 "지금은 과거 노사관계가 안정된 시기의 방향으로 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강성노조로 가서 전임자 임금을 확보해라', '민주노총이 많이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노총만 합리적인 노선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강경투쟁으로 잃은 것을 찾아라' 등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로 이용만 당하고 얻은 것이 없다"며 "지난 3년간 회의도 안 열리고,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파기하라는 것이 현장의 미션이다. 24일 대의원회의에서 연대를 파기할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심 의장은 "노총에서 원하는 것이 100% 만족되지 않아서 그렇게 느낀 것 같다"며 "위원장이 합리적인 분인 만큼 앞으로 합리적으로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저는 현장의 대표"라며 "아직 단협을 체결하지 못한 곳도 있고, 여유있고 진행하고 싶지만 현장이 다급하다"고 일축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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