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외국인의 대규모 '팔자'세에 코스피가 2000선까지 후퇴했다. 설 연휴 직후 2100선 위에서 움직이던 지수는 불과 4일만에 100포인트나 빠졌다. 삼성전자가 90만원대 초반까지 밀리는 등 국내 대표주들이 대부분 '셀 코리아'의 호된 바람을 맞았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7.08포인트(1.81%) 떨어진 2008.50으로 마감됐다. 3일째 하락 마감에 갈수록 낙폭이 커졌다. 거래량은 3억522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7조676억원이었다. 오른 종목은 상한가 2개 포함해 224개, 내린 종목은 558개였다. 지수는 급락했지만 하한가 종목은 없었다.
외국인이 1조1038억원을 순매도,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6154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8025억원, 기관이 1210억원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전기전자(IT)와 운송장비 쪽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IT를 2259억원, 운송장비를 1734억원 순매도했다. 금융업종도 1835억원 순매도했다. 이들 업종을 개인이 대거 순매수했지만 내림세를 돌리진 못했다. 자동차, 조선이 포진한 운송장비업종이 장초반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외인의 매도세가 확대되며 하락반전했다.
건설업과 유통업은 3% 이상 밀리며 가장 낙폭이 컸다. 건설업은 금리인상 부담에 외국인의 매도세까지 겹치며 대형주 위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까지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적부진까지 겹친 현대산업이 8.19% 빠지며 가장 낙폭이 컸으며 대우건설이 6% 이상, 금호산업이 5% 빠졌다. GS건설과 대림산업은 3.90%, 2.99%씩 빠졌다.
신세계가 4% 이상 조정받았고, 현대백화점도 5% 이상 빠졌다. 롯데쇼핑도 4.47% 밀린채 장을 마감했다. 급락장에 정부의 규제우려까지 겹쳐진 결과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날 현장조사를 통해 업태별, 상품군별 판매 수수료를 2분기내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판매 수수료를 낮춰 중소기업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이날 2만4000원(2.50%) 빠진 93만6000원으로 마감됐다. 장초반 잠시 반등도 시도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하이닉스 LG전자도 나란히 2%대 조정을 받았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주들은 장초반 반짝 반등하는 듯 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결국 반등에 실패했다. 50만원을 웃돌던 현대중공업은 44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지난달 현대중공업에 주가가 역전당했던 포스코는 급락장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48만4500원으로 현대중공업과 주가 차이를 4만원 이상으로 벌렸다. 포스코는 시가총액 35위까지 기업 중 유일한 상승기업이다.
현대차 3인방도 반등에 실패했으며 LG화학은 2.70%나 빠지며 37만원대로 내려섰다. 정부의 석유가격 인하 소식에 SK이노베이션은 4.90% 급락했다. 신한지주와 KB금융도 나란히 2%대 하락률을 보였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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