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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영업비밀 까발리다니" 유통가 새파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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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유통업계 판매 수수료 공개 추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박연미 기자, 오현길 기자] 취임 직후 '물가관리'에 전념해 온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이번 주엔 '상생'에 방점을 찍는다. 9일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업체를 시작으로 이튿날에는 대형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당부하기로 했다. 11일에는 15대 기업 CEO 면담이 약속돼있다.


이번 연쇄 간담회에 참석하는 대기업 사장단은 모두 34명에 이른다. 지난해 청와대와 정부가 대기업 총수들과 간담회를 연 일은 있지만, 공정위 홀로 이 정도 규모의 사장단을 소집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설을 쇠고 물가 걱정을 던 김 위원장이 본격적인 '기업 군기잡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공정위 측은 이런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김 위원장이 물가관리에 신경 쓰는 사이 다루지 못한 상생 문제를 점검하고, 기업들의 고충도 듣자고 마련한 자리"라면서 기업 압박 카드가 아니냐는 분석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유통업체들을 만나도 물가 얘긴 한 마디도 꺼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가 행정력으로 물가를 누르고 있다는 시선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 공정위 '동반성장' 릴레이 압박 =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유통업체 CEO 간담회에는 롯데와 현대,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AK플라자 등 백화점 업계를 포함해 이마트, 삼성홈플러스, 롯데마트, 하나로마트 등 모두 9개 기업 대표가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입점·납품업체와의 거래관행 개선을 위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특히 그는 '대규모 소매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추진 상황을 알려 불공정 행위의 정당성을 대형 유통업체가 입증하도록 입증 책임이 전환된다는 점과 계약추정제(납품업체가 구두계약 내용을 서면으로 유통업체에 요청했을 때 유통업체가 15일 안에 회신하지 않으면 계약이 그대로 성립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가 도입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 유통업계 입점수수료 관행 개선될까 = 이미 설 연휴를 앞두고 집중 조사를 받아온 유통업계로서는 이번 간담회와는 별개로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중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48개 대형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입점업체에 대한 수수료 인상을 진행중인 일부 업체가 집중적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는 특히 공정위가 2분기에 시행할 예정인 판매수수료 공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는 수수료 공개를 통해 업체간 경쟁을 유도해서 궁극적으로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의도이지만 이 부분은 기업의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것인 만큼 쉽게 조율될 수 있는 부분도, 조율돼서도 안된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영업비밀 까발리다니" 유통가 새파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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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업체간 미묘한 신경전 표출 =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날 공정위원장과의 간담회 직후 "입점업체 마진은 해당 점포의 실적에 따라, 브랜드에 따라 천차만별로 차이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며 "이 같은 차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공개하는 것은 기업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처사"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유통업체별로 다른 수수료를 내는 협력사의 경우 낮은 수수료를 받는 업체가 수수료를 올리면 수수료가 상향조정되는 가능성도 있다"며 "또 수수료가 동일한 수준으로 같아져 의도하지 않은 담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번 공개를 계기로 그동안 왜곡됐던 수수료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바꾸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명품은 저렴한 수수료를 받고 국내업체에만 많은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오해를 받아왔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어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인경 기자 ikjo@
박연미 기자 change@
오현길 기자 ohk041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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