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현대ㆍ기아차 품질이 잔고장이 없을 정도로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들 애 많이 썼습니다."
지난 1월 말 열린 현대ㆍ기아차 경영전략회의에서 정몽구 회장이 이례적으로 자사 제품의 '품질'을 칭찬해 주목을 끌고 있다. 언제나 '뛰어난 품질을 이루라'는 '채찍'만 있었을 뿐, '만족한다'는 '당근'을 제시한 적은 없었기에 이날의 긍정적인 발언은 일종의 '깜짝 쇼'로 받아들여질 정도라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최근 기자와 만난 회의 참석자는 "품질과 관련해 회장님의 칭찬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에 참석한 30여 명의 고위 임원들은 뜻밖의 칭찬에 더욱 뿌듯해 했다는 후문이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이미 품질 뿐 아니라 회사의 위상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면서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이를 재확인받아 상당히 고무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칭찬은 품질 뿐 아니라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심리적 보상 차원이 짙다는 분석이다. 실적 호조에 대한 칭찬을 '품질'을 내세워 에둘러 표현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이 주재하는 회의는 길어야 한 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기 보다는 각자 맡은 바 임무에 대해 충실할 것을 주문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시간 역시 약 40분 정도 소요됐는데, 칭찬 덕분에 분위기는 그리 무겁지는 않았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까지 품질을 끌어올리는데 치중했다면 이제는 높아진 품질을 고르게 유지하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올해 현대ㆍ기아차의 판매목표인 글로벌시장 633만대 달성과 관련해서는 "목표는 반드시 초과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