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는 수준 높은 골프장이 많아 골퍼들에게는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하와이 카이챔피언골프장은 특히 호놀룰루가 속해 있는 오아후섬 동쪽 편에 위치해 수려한 절경으로 유명하다. 티잉그라운드에서부터 태평양의 코발트색 바다가 펼쳐지고, 뒤편으로는 하와이 고유의 웅장한 산맥이 이어진다. 윌리엄 벨(미국)이 설계해 1973년에 개장한 골프장이다. 18홀 규모에 파72, 전장은 5800야드로 비교적 짧다.
페어웨이와 그린은 그래서 약간의 언쥴레이션을 가미해 난이도를 높였다. 라운드를 하면 할수록 재미가 달라 늘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까지 붐비는 곳이다. 아웃코스는 대부분 오르막홀로 페어웨이가 좁아 슬라이스가 나는 골퍼들에게는 곤혹스럽다. 인코스는 해저드와 도그렉홀이 많다. 핸디캡 15내외의 골퍼들에게는 매 라운드마다 도전과 유혹으로 자존심을 건드린다.
해안가에 자리 잡아 '바람과의 전쟁'도 각오해야 한다.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잘 파악하는 것이 이 골프장의 '스코어 메이킹'에서 절대적이다. 바람은 오후에 더욱 강하게 부는데 팜트리의 이파리를 보면 그 세기를 쉽게 알 수 있다. 앞바람의 경우 아이언은 최고 세 클럽이나 길게 잡을 정도다. 처음에는 의아하다가도 막상 플레이를 해보면 바람의 위력을 금방 체감하게 된다.
아웃코스는 주택가를 끼고 조성돼 티 샷이나 파5홀의 경우 두번째 샷을 조심해야 한다. 미스 샷은 곧 가옥 유리창이나 지붕을 때려 손해배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린은 빨라 3퍼트를 범하기 일쑤다. 바다를 향해 결이 누워있다는 '오션브레이크'도 감안해야 한다. 순결이면 부드럽게, 역결에서는 강하게 쳐야 한다.
'시그니처 홀'은 7번홀(파4ㆍ360야드)이다. 왼쪽은 긴 하수구가 래터럴 해저드로, 오른쪽에는 연못이 있다.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하면 더블보기는 물론 트리플 보기도 쏟아진다. 2단 그린이라 '온 그린'에 성공해도 쉽게 파를 잡을 수가 없다. 100타석짜리 드라이빙레인지가 있어 연습하기에도 좋고, 초보자를 위한 이그제큐티브 18홀의 약식 골프코스에서는 저렴한 연습라운드까지 가능하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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