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드라마 PD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보장하겠다. 시청률이 낮은 드라마를 중도하차시키고, 좋은 드라마는 지속시키는 것은 어쩌면 자본주의 시장의 논리다. 휴대폰이 인기가 있으면 더욱 생산량을 높이고, 인기가 없으면 다른 모델로 교체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 공영방송 MBC의 1차 목표다. '고무줄 편성이다' '중도하차가 불합리하다'는 식의 이야기는 이치에 안맞는다고 생각한다. 좋은 작가, 배우, 연출자들과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들어 많은 시청자들과 함께 공감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장근수 MBC 드라마국장의 2011년 목표는 간단 명료했다. 좋은 드라마를 많이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데, 그 목표를 맞추기위해서는 담당 PD들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충분히 보장해 주겠다는 것. 그리고 훌륭한 작가들을 많이 배출해 웰메이드 드라마를 많이 만들고, 그 속에서 다양성을 창출하겠다는 것이었다.
한류는 더욱 활성화시키기위해 노력하는데 그 첩경은 좋은 작가에 훌륭한 연기자, 좋은 연출자들이 훌륭한 제작사들을 만나서 질높은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초 MBC 드라마들이 아주 좋아졌어요. '역전의 여왕' '마이 프린세스' '욕망의 불꽃' 등이 선전하고 있는데, 나름대로 투자도 많이 했고, 또 '한번 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때문입니다. 올해 겨울처럼 추운 날씨 속에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 직원들과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합니다. 그들이 있기에 우리나라 드라마가 있고, 한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 국장은 영하 수십도의 혹한 속에서도 양질의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관계자들의 열정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며 '하면 된다'는 한국적인 드라마제작 풍토도 중요하지만 합리적으로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제작시스템의 확립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기대를 해볼만한 드라마로 장 국장은 오는 가을쯤 방송될 최완규 작가의 '빛과 그림자'를 비롯, 곧 방영될 서민사극 '짝패' 그리고 가장 MBC적인 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 등을 꼽았다.
'빛과 그림자'는 MBC 창사 50주년 기념드라마로 대내외적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고, '역전의 여왕' 후속으로 방송될 서민사극 '짝패'는 천정명, 한지혜 등 매력적인 연기자들이 인기작가 김운경과 색다른 느낌의 사극을 펼쳐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짝패'에 대해서는 민초들 이야기로 덜 화려하다는 점과 '사극왕국' MBC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점 등이 부담이긴 하지만 맛깔스런 스토리와 주조연 연기자들의 멋진 앙상블이 좋은 결과를 기대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게 '글로리아' 후속으로 준비되고 있는 '반짝반짝 빛나는'은 트렌디드라마이면서도 홈드라마고, 드라마틱한 스토리이면서도 인물의 캐릭터들이 정확하고 내용적으로도 가장 재미있는, 가장 MBC다운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근수 국장은 올해 시작되는 종합편성채널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사견임을 밝힌 가운데 기존의 지상파 채널이 갖고 있는 '선점효과'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즘 드라마 1편을 만드는데 3억원 가까이 듭니다. 이미 일주일 내내 드라마를 편성, 만들고 있는 기존 지상파 방송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위해서는 연 6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소요되는데, 이같은 재원을 확보하기위해서는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또 좋은 작가나 배우들을 확보하는 데도 기존 방송사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데, 이 또한 그들이 풀어야할 숙제인 것입니다."
장 국장은 요즘 드라마 제작환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녹록치 않은 제작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드라마 제작사들에게 감사를 표시한다면서도 그동안 수많은 드라마를 제작해온 일부 대형 제작사들의 경우 아직껏 변변한 드라마 스튜디오 하나 갖고 있지않은데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더 좋은 드라마를 위해 제작사들의 과감한 투자도 절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장국장은 "좋은 드라마는 더욱 활성화시키고 그렇지 못한 드라마는 빨리 내리는 것이 시청자들에 대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승자독식'이 가능한 현 드라마 환경에서 보다 좋은 드라마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주말드라마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KBS2 채널이 70분물로 편성해 9시10분까지 방송, 시청률을 확보하는 것도 나름대로의 전략"이라며 "올해는 최선을 다해 새로운 가능성 등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드라마만큼 한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분야도 없을 것이라며 "우리 드라마가 더욱 성공하기위해서는 '다양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연출자의 다양성으로 연결된다"며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 바꿔 말하면 연출자들의 독특한 생각이 더욱 값지게 인정받기 위해서 무한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근수 국장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84년 MBC에 입사, '인연만들기' '춘자네 경사났네' 등 다수의 인기드라마를 연출한 명연출가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