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로또 아파트'로 불리는 서울 강남·서초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당첨 포기자 중 상당수가 평형을 늘리거나 다른 단지에 신청하려는 수요자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강남·서초 보금자리주택의 59㎡(전용면적)와 84㎡의 투자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높다.
21일 LH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서초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에 당첨되고도 본 청약을 포기한 미신청분은 59㎡ 22가구, 74㎡ 20가구, 84㎡ 36가구 등 총 78가구이다.
또 본 청약을 하지 않은 사전예약 당첨자는 대부분 청약저축금액이 2000만원이 넘는 통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59㎡나 74㎡의 평형을 포기한 당첨자들은 본 청약을 통해 평형을 변경하기 위해 본 청약을 포기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84㎡를 포기한 수요자들은 강남2차지구나 위례신도시 등의 본 청약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만약 59㎡ 사전청약 당첨자가 84㎡로 갈아타기 위해 본 청약을 포기했다면 수익률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단순 상승률을 예상한 수익률을 계산한다면 59㎡가 84㎡ 보다 수익률 기대치는 더 높다.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강남 세곡지구 인근이 강남구 일원동의 푸른마을아파트 59.5㎡의 현재 시세는 5억3000만~5억8000만원대다. 이는 10년 전인 2001년 1억9500만~2억2500만원 보다 157.8~171.8% 정도 급등한 시세다. 5년전인 2006년 4억2000만~4억8000만원에 비해서도 20.8~26.2%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아파트의 84.62㎡ 현재 시세는 7억~8억5000만원으로, 10년 전 보다 133.3~136.1%가 올랐다. 5년 전인 2006년 대비 상승률은 16.7~18.1%였다. 상승률만 고려한 수익률을 계산한다면 59.5㎡가 84.62㎡보다 높은 것이다.
서초 우면지구와 인접한 서초구 우면동 일대 기존 아파트도 마찬가지였다. 우면동의 한라아파트 59.96㎡의 시세는 10년 전보다 155.1~167% 뛴 4억7000만~5억원대에 형성돼 있지만 인근의 동양고속아파트 85.12㎡ 시세는 10년 전보다 106.1~116.7% 오른 상황이다.
하지만 규모의 경제나 10년 전매제한과 5년 거주의무 등의 영향 측면에서 수익률을 따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상승폭이 소형평형대가 더 높더라도 차익금의 절대 금액 자체가 중형 평형이 더 많기 때문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보금자리주택이 10년 후 배로 뛴다고 가정한다면 분양가 2억2400만원(강남A2BL, 4층 이상 기본형)인 59㎡의 차익금은 2억24000만원이 되지만 84㎡의 차익금은 3억4000만원(강남A2BL, 4층 이상 기본형 분양가)이 된다"며 "차익금액으로 본다면 84㎡가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59㎡와 84㎡ 배이상 오른 이 후 추가 상승 가능성은 84㎡가 더 높다"며 "실례로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59㎡ 시세가 9억원까지 올라갔을 당시 84㎡는 16억원대였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10년 전매제한과 5년 거주의무 기간을 제한한 점도 84㎡의 기대 수익률을 더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전매 제한 기간 동안 소형평형을 산 청약자 중 중형평형대로 넓히려는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59㎡와 84㎡ 모두 당첨이 가능한 청약자라면 84㎡ 청약에 나서는 것이 좋다"며 "단 당첨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 입지나 선호 평형대를 따지기 보다는 당첨 될 수 있는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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