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계현 우진 대표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국내 한 중소기업이 원자력 발전소에 사용되는 핵심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원전 계측기 전문기업 우진(대표 유계현)은 최근 원자로 핵계측기(ICI)의 핵심부품인 중성자 검출기(SPND)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국내 최초, 세계 세 번째다.
유 대표는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이 자국의 고유기술 보호 차원에서 그동안 핵계측기 핵심부품 수출을 금지해 왔다"며 "이제 원천기술을 확보했으니 원전기술 자립 및 원전수출에도 길이 트인 셈"이라고 말했다.
SPND는 원자로 노심 내부의 중성자속을 직접 측정하는 장비로 원자력발전소뿐만 아니라 핵잠수함 등 군사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이 때문에 미국 국방성과 상무성 등은 수출제한 기술로 지정, 사실상 수출금지를 해놓은 상태다.
문제는 그동안 국내에 SPND 기술이 전무했다는 것. 해외는 미국, 프랑스 등 2개국만이 기술을 보유 중이다. 기술이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핵계측기를 전량 수입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장비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 수입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앞으로는 계측기를 자체 개발할 수 있는 만큼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유진은 지난 2006년부터 한국수력원자력과 손잡고 기술 개발을 해왔다. 이번 성공은 지난 5년간 총40억원을 투자한 결과다.
업계는 이번 SPND 개발이 향후 10년간 약12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로 핵계측기는 한국표준형 원전(OPR1000)의 경우 1기당 45개, 개선형 경수로(APR1400)의 경우 1기당 61개씩 들어간다. 통상 수명 연한은 3~4년 정도로 개체 수요만 연간 수십억원 규모에 달한다.
우진은 원전 기술 국산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진 관계자는 "연간 SPND 세계시장이 1200억원에 달하는 만큼 해외시장 공략을 해나갈 것"이라며 "다른 계측장비 국산화도 이어가 궁극적으론 국산기술로만 원전을 건설해 보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진은 1980년 설립됐다. 산업용 정밀 계측기를 생산하다 원전 계측기 전문업체로 탈바꿈, 지난해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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