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삼호 주얼리호와 선원들이 21일 해석으로부터 구조됐다. 그러나 금미호는 여전히 해적에 잡혀 있다. 주얼리호와 금미호의 해적 행위를 당한 많은 선박들중의 일부일 뿐이다. 해적행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최대 1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5일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지난 해 11월 말까지 IMO에 보고된 민간 선박이나 항공기 승무원과 승객의 폭행과 구금 등을 뜻하는 해적행위나 무장강도 행위는 5667건으로 집계됐다.
2009년의 경우 해적행위가 발생했거나 해적행위를 시도했다고 보고된 건수가 406건으로 전년보다 24.6% 106건 증가했다. 해적행위 등은 2010년 들어서도 급증해 11월에는 전달에 비해 무려 69건이 증가했다.
해적행위는 주로 소말리아 연안에서 발생한 반면, 아시아나 남미 등지에서는 발생건수가 미미했다.
이처럼 해적행위가 늘어남에 따라 선사들은 기존 항로를 우회해서 가거나 선박보험료를 올려주어야 하고, 승무원들 몸값을 지급해야 하는 등 엄청난 손실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설립된 비영리 민간재단인 '원 어스 퓨처(One Earth Future)'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2010년 말 현재 18개국, 500여명의 선원이 해적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적행위는 혼 오브 아프리카(Horn of Africa),나이지리아와 기니만, 말라카해협, 소말리아 연안에서 주로 발생했다.
해적들 때문에 화주들은 몸값 지급, 보험료 인상 등의 경제적 부담을 졌다. 몸값의 경우 2005년 평균 15만 달러에서 지난 해 540만달러로 불어났다. 최다 지급금액은 한국의 삼호 드림호가 950만달러를 주고 풀려난 것이다.
이 재단은 지난 해에만 몸값으로 소말리아 해적에게 지급한 돈이 2억38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해적행위로 선사들이 지급하는 보험료도 크게 올랐다. 선사들은 해적행위에 따른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 '전쟁위험','납치','몸값','화물 및 선체'에 대해 보험을 들고 있다. 영국의 로이즈 시장 협회(LMA)산하 공동전쟁위원회는 2008년 소말리아의 아덴만을 '전쟁위험지역'으로 지정해 화주들은 보험료를 추가부담해야 했다. 재단은 소말리아 해적들 때문에 생긴 보험료 추가 부담을 연간 최소 4억6000만 달러에서 최대 32억달러로 추산했다.
항로 수정에 따른 손실은 24~30억 달러로 손실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말리아 인근 해상 경비를 위한 해군 작전비용이 연간 2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됐다. 해적의 구금과 기소,재판에 드는 비용은 2010년에만 대략 3100만달러로 추정됐다.
이밖에 소말리아 해적들은 수에즈 운하 수입감소 6억4200만 달러, 예멘과 케냐의 무역 손실 5억6000만 달러 등 주변국 경제에 12억5000만 달러의 손실을 주는 것으로 추정됐다.
영국의 씽크탱크인 채텀하우스(영국 왕립국제연구소)도 비슷한 근거에서 해적에 따른 세계 경제 손실이 연간 70억~120억 달러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3조4000억 원으로 경기도 올해 예산과 맞먹는다.
반면, 아시아 해상의 경우 해적 행위는 늘었지만, 피랍과 같은 치명적인 사태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해적 행위는 164건으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지만, 피랍은 단 4건에 불과했다. 특히 말라카 해협을 비롯한 인도ㆍ싱가포르 등지의 해적 행위는 크게 줄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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