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질환, 7년새 두배 증가...50대 여성 비율 가장 높아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의료환경 발전으로 진단율이 높아짐에 따라 갑상선 질환자가 최근 7년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면역계가 최고로 활성화돼 있는 50대 여성환자의 비율이 높았다.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갑상선 기능저하증 진료환자는 2002년 12만8000명에서 2009년 28만9000명으로 최근 7년간 2.3배, 갑상선 기능항진증 진료환자는 17만3000명에서 23만3000명으로 1.4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진료비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인한 진료비는 2002년 198억원에서 2009년 547억원으로 2.8배,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368억원에서 607억원으로 1.6배 늘었다.

또 2009년 기준 두 질환 모두 여성환자가 남성보다 월등히 많았다. 갑상선 기능저하증 여성환자는 24만8000명으로 남성환자(4만명)보다 6배 이상 많았다. 갑상선 기능항진증 역시 여성환자가 17만4000명으로 남성(6만명)보다 3배 가까이 많이 진료를 받았다.

2009년 기준 연령별 10만명당 진료환자를 보면, 갑상선 기능저하증 질환은 50대 여성의 비율이 1831명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60대가 1645명, 40대 1454명, 30대 1280명, 70대 1109명 순이었다. 남성환자는 70대가 402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374명, 80대 이상 369명이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도 50대 여성 환자가 가장 많았다. 50대 여성이 인구 10만명당 1086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30대 1001명, 40대 933명, 60대 925명 순으로 뒤따랐다. 남성환자도 50대가 396명, 40대가 364명, 60대가 357명 등으로 50대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갑상선 질환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면역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자기 몸에 있는 갑상선을 파괴하거나 자극해 저하증과 항진증이 생긴다. 갑상선에 질병이 생기는 약 50%는 갑상선이 커지고 목이 나오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도 있어 질환에 대해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갑상선질환이 늘어난 데 대해 송영득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종합검진에 갑상선 호르몬 검사가 포함돼 있고 피검사가 동네의원이나 보건소 등에서도 가능해짐에 따라 최근 갑상선질환의 진단율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특히 50대 여성환자 비율이 높은 원인으로는 남성보다 근골격계가 약한 여성이 면역계가 활성화돼 있어 자기 몸에 세포나 조직을 공격하거나 파괴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발전하기 쉽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포의 면역반응 활성이 50대경에 최고로 높아지며, 이후엔 노화로 면역계의 활성이 약해짐에 따라 갑상선 질환도 줄게 된다.

박혜정 기자 par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