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아프리카대륙이 세계 경제의 새로운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케냐에서는 중산층의 성장으로 커진 통신시장의 ‘파이’를 놓고 해외 거대 통신업체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케냐 통신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영국 보다폰(Vodafone)과 인도 바르티에어텔(Bharti Airtel)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보다폰의 현지법인 ‘사파리콤’이 케냐 전체 통신시장의 77%를 장악해 왔다. 하지만 2010년 3분기 인도 바르티의 ‘에어텔 케냐’가 시장점유율을 전분기 11%에서 15%로 늘리고 신규 월 가입자의 60%를 유치하는 등 발빠른 확장에 나선 것이다.
바르티는 지난 2009년 아프리카 최대 통신업체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MTN 인수를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지역에 영업망을 가진 쿠웨이트의 자인텔레콤을 대신 인수해 케냐 시장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에어텔 케냐는 연말까지 2억8000만달러를 들여 가격인하와 3G망 구축으로 사파리콤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에어텔 케냐의 르네 메사 현지법인장은 “이른 시일 내에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프랑스텔레콤의 ‘오랑쥬 케냐’와 인도 에사르그룹의 ‘유’도 케냐 통신시장에 뛰어들면서 일대 ‘통신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케냐에서의 통신업체간 경쟁전은 소비인구 10억명으로 ‘세계의 마지막 이머징마켓’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의 변화된 위상을 잘 보여 준다. 시장분석업체 매킨지앤코에 따르면 아프리카지역 소비지출은 2005년에서 2008년까지 연 16% 증가했다. 매킨지는 향후 5년 안에 2억2000만명의 아프리카인들이 중산층에 새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동통신산업은 아프리카지역에서 가장 호황을 누리고 있는 분야다.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및 소매 등 관련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아프리카지역 이동통신 사용자는 4억명으로 추산되며 2012년 통신업계 매출은 120~1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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