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고심 끝에 결국 자진 사퇴 결정을 내렸다. 감사원장 후보로 내정된 지 불과 12일만이다. 정 후보자는 12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2000년 감사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후보가 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사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후보자는 이날 통의동 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서 기자회견 전 미리 원고를 배포, "부족한 사람이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돼 각종 논란이 제기된데 대해 그 진상이 어떻든 간에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31일 이명박 대통령은 신임 감사원장으로 정동기 후보자를 내정했다. 당시 청와대는 "정 원장 후보자는 검사장 당시 기업경영 혁신기법을 검찰에 처음 도입했고 민정수석으로 개혁성과 추진력을 평가받아 국가기강 중추 기관장으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내정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대통령을 보좌했던 경력이 공직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감사원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데다 대형 로펌에 근무하면서 월 1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
또 민주당 등 야당이 정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 스폰서 의혹, 허위 학위 취득 의혹까지 잇달아 내놓자 여당인 한나라당조차도 청와대에 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한편 당정청 갈등까지 불러온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감사원장직은 계속 공석으로 남게됐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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