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이건희 회장이 삼성의 부품경쟁력 부족을 지적한 것은 외형상 성장에도 불구하고 대일무역역조의 주요 원인이 부품소재쪽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부품소재 산업의 외형은 크게 성장했다. 이 분야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 2001년 27억달러에서 2008년에는 348억달러로 12배가량이나 급성장했다.
또 외국인의 국내 부품소재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며 일본 아사히글라스가 PDP용 유리제조공장 한국법인 설립에 1억달러를 투자했고 미국 셀가드도 2009년부터 5년 계획으로 리튬전지쪽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일단 지표상으로는 우리나라 부품소재의 기술경쟁력 수준은 개선추세에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품소재 기술경쟁력 수준은 선진국을 100으로 기준할 때 지난 2001년 70.1에서 2007년에는 87.3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핵심부품과 소재에서의 일본의존도는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다. 부품소재 대일무역적자는 2001년 105억달러에서 2008년에는 209억달러까지 확대됐다.
특히 반도체 등 IT분야의 핵심소재 의존도가 더 높아 대일무역적자의 40% 이상이 소재분야다. 반면 중저가 범용 부품과 소재는 중국 등 신흥국과 경쟁해야 할 정도로 중국 등의 기술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 회장이 그동안 지적해온 ‘샌드위치론’이 부품분야에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러나 정보기술(IT), 디스플레이, 자동차의 주원료 부품 소재의 대일 수입 비중이 무려 70∼80%를 상회하고 있어 완제품에서 벌어 일본 부품업체에 갖다 바치는 산업구조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외형상 삼성이 일본 기업을 앞선 것으로 비쳐지지만 속 부품은 여전히 일본에서 배워야 할 것이 많고 더 많은 노력과 세월이 필요하다”고 한 점은 바로 이 같은 산업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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