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전세입자들 중개업소마다 북적...월세전환도 늘어
[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 "2~3주 전부터 전세를 찾는 수요자들의 방문이 늘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하루에 두건의 전세계약을 맺은 적도 있어요. 그만큼 전세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공덕동 인근 A 중개업소)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휴일인 지난 10일, 공덕역과 애오개역 인근에 있는 대부분의 부동산들은 쉬지 않고 영업중이었다. 전화를 받기도 했으며 때때로 손님들이 찾아와 이야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전세난이 수도권 전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강북지역의 재개발 입주단지들을 달구고 있다. 특히 오는 2월 입주를 앞둔 '공덕래미안5차'의 경우 입지여건까지 좋아 2~3개월 전부터 전세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전셋값이 최고 6000만원이나 뛰었다.
'공덕래미안5차'는 5·6호선 공덕역이 도보로 6분, 애오개역이 도보 5분 거리의 초역세권 단지로 여의도로 출퇴근하기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또 마포경찰서 앞의 다양한 버스노선으로 인해 마포, 종로, 시청의 접근성도 용이해 신혼부부, 직장인 등 전세 수요자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는 현지 중개업자들의 분석이다.
A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쯤에는 전용 59㎡가 2억4000만원에 팔렸는데 최근 풀 확장, 풀 옵션에 융자가 하나도 없는 같은 평형대가 3억원에 계약됐다"며 "입주 한달여를 앞두고 전셋값이 더욱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 10월부터 전세 수요가 생기기 시작한 '공덕래미안5차'는 현재 좀 더 낮은 가격의 물건에 계약을 하려는 전세수요자들이 선점을 위해 경쟁하는 모습도 벌어지고 있다.
애오개역 인근 B 부동산 중개업자는 "선점경쟁이 벌어지다보니 집주인이 세입자와 계약을 하기 위해 집에서 출발하기 바로 전 전셋값을 1000만원 올려 달라는 경우도 있었다"며 "59㎡의 경우 소위 말하는 '로얄동 로얄층'에다 확장, 융자까지 없는 좋은 전세물건은 2억7000만~2억8000만원대도 거의 다 빠졌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추세로 보면 1월 말 정도 되면 2억9000만~3억원의 물건도 사라질 수 있다"며 "좋은 전세물건을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얻으려면 지금이라도 계약을 서둘러야 한다"고도 했다.
현재 '공덕래미안5차'의 전세 시세는 전용 59㎡가 약 2억5000만∼3억원, 113㎡는 3억5000만~3억7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조금 저렴한 물건들은 저층이거나 다른동보다 입지여건이 조금 떨어진 곳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때를 틈타 월세를 내놓으려는 집주인들도 생기고 있다. 보통 입주를 앞둔 아파트는 집주인이 처음에는 전세를 놓아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게 대부분이다. 때문에 월세 물량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전세난으로 전세물건이 부족하자 주인들이 전세가격을 좀 낮추고서라도 월세를 받고 싶어하는 한다는 것.
'공덕래미안5차'와 가까이 있는 C 공인 관계자는 "전세가격을 약간 낮추더라도 매달 20만~30만원 정도 월세를 받을 수 있는지 물어오는 집주인도 있다"고 조심스레 귀띔했다.
5월에 입주를 앞둔 행당동 대우 푸르지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59㎡의 경우 전세물건이 나오지 않아 계약을 못하고 있다.
인근 D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59㎡ 전세는 3억 가량한다. 2개월전에는 2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물건은 나오지 않는데 전세 수요자들은 꾸준히 있어 전셋값이 3000만원 가량 올랐다"며 "보통 신규입주 단지의 전세시장은 완공 직전에 본격적으로 형성되지만 워낙 전세난이 심해 요즘엔 선점을 위해 6개월 전부터 연락처를 남기고 예약하는 세입자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올해 신규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어 앞으로 전셋값이 더욱 오를 것"이라며 "특히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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