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정수 기자]버블세븐으로 지목받은 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끝없이 추락의 길을 걷던 분당신도시·용인·수원지역.
이들 지역은 경기침체 이후 중대형에서 수억원씩 떨어지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전세난이 확산되고 바닥론 논쟁이 뜨거워지면서 집값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중소형 매물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분당, 최저가 대비 1억원 올라 = 바닥을 모르고 끝없이 추락했던 분당 집값.
분당신도시의 상가밀집지역에 자리한 중개업소의 유리창에는 '급매' 문구를 찾아보기 힘들다. 중개업소 유리창을 모두 '급매'정보로 도배했던 올 상반기와 대조적이다. 그동안 갖고 있던 급매물을 모두 처분했기 때문이라는게 업소의 설명이다.
인근의 S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했다. 이곳 유리창은 매물정보조차 없다. 업소안으로 들어갔다. 직원은 고객과 상담 중이었다. 이 고객은 급매물을 찾고 있었다.
우성아파트 105㎡의 경우 상반기 5억1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이 전세대란 이후 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아파트 155㎡의 경우 8억2000만원에서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이아파트는 급매물 소진과 매매가 속속 이뤄지면서 호가도 거래가 대비 2000만∼3000만원 정도 오른 상태다.
S공인 관계자는 "서울 강남 서초 쪽에서 직접 방문하는 경우 많다"며 "급매물을 사려고 하지만 집주인과의 줄다리기로 여전히 남아 있어 거래성사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벽산 105㎡의 경우 올 초 4억1000만원 이었던 것이 최근 5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저가 대비 1억원이상 올랐다.때문에 호가도 점차 오르고 있다. 현재 최고 5억6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서현동은 시범단지 내 5억원대(95㎡형) 이하의 매물은 거의 소진됐다. 특히 소형평수 대에서 반등 기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범단지 내 한양아파트의 경우 최저 1억9500만원에서 거래가 됐던 48㎡(구 14평형)의 시세가 2억1000만~2000만원으로 뛰었다.
서현역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거만족도가 높고, 교육환경, 우수한 강남 접근성 등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팽배해있다"며 "이런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거래량이 조금만 늘면, 본격적인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이 추진되고 있는 느티마을 3단지 89㎡형은 4억 4000만~4억8000만원(동향 기준)에서 거래가가 형성돼 있다. 이는 전월대비 3000만원 이상 상승한 것이다.
◇용인·수원지역, 중소형 “없어서 못 판다” = 용인·수원지역도 주말에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중개업소들이 크게 들었다. 특히 용인지역은 입주쇼크로 역전세난까지 겹치며 집값추락세를 멈추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만 해도 단지 내 중개업소 5곳 중 4곳은 문을 닫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역전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세난이 몰고 온 ‘봄기운’이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용인·수원지역에 하반기 전세난이 불면서 중소형 급매물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중소형 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상현동 쌍용1차 105㎡가 3200만원 오른 3억1500만~3억6000만원이다.
H공인 관계자는“급매물은 사라진지가 오래다. 홈페이지에 급매물 있다고 올리면 수십통 의 전화가 걸려올 정도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원시도 급매물이 소진되며 집값이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저가매물이 정리된 뒤 매수세는 다시 주춤해졌으나 급매물이 등장하면 매수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팔달구 우만동 월드메르디앙 112㎡의 경우 2억8000만원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3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현재 3억6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화서동 금강이코노빌 112㎡도 3000만원 정도 오른 3억3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했다.
W공인 관계자는 “경기침체이후 광교신도시 후광효과가 무색할 정도 집값이 크게 떨어졌으나 급매물이 속속 거래되면서 집값이 점차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k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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