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 이윤재 기자, 지선호 기자]9일 이건희 회장 칠순 만찬에 초청된 케냐 지라니 어린이합창단은 쓰레기 더미에서 피운 한 송이 '희망의 장미'다. 아프리카 남동부, 즉 탄자니아와 케냐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공통어인 스와힐리어로 지라니는 '좋은 이웃'이라는 뜻이다.
지라니 합창단 공식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10대 불평등 국가 중 하나인 케냐. 케냐는 수도 나이로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은 초원으로 이뤄져 수도 인구 밀집현상이 심각하다.
이렇다보니 세계 최대 규모의 슬럼가가 3곳이나 형성될 정도로 빈부격차가 크고 이로 인해 범죄, 교육부재, 아동인권 유린 등 또 다른 문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케냐 단도라 지역의 고로고쵸는 쓰레기장으로 둘러쌓여 있는 열악한 마을이다.
이 곳에서는 어른이나 아이할 것 없이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하루하루 연명하기 때문에 학교생활이나 공부 같은 낱말은 존재치 않는다.
그러나 선교사역을 위해 이곳을 택한 임태종 목사는 하늘로부터 목소리를 선물받은 아이들이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노래가 아이들의 자존감을 세워줄 것이고 인성을 회복, 가족과 지역, 그리고 케냐와 아프리카에 뜨거운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믿은 것이다.
임 목사는 지난 2006년 8월 고로고쵸 각지 80여명 아이들을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 이름으로 모았다.
지라니 합창단은 지난 2006년 12월, 합창단 창단 불과 두 달만에 나이로비 국립국장에서 케냐 주재 한국대사, 케냐 문화부 장관 등 400여명의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성공적 창단 공연을 했다.
이어 2007년 6월 1일에는 케냐 대통령궁에서 열린 케냐 자치정부 수립기념일 행사에 초청되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이날 부른 한국민요 도라지 타령은 행사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갈수 박채를 받았고 영혼까지 위로하는 합창단으로 불리고 있다.
지라니 합창단은 2008년 1월 첫 음반을 냈고 2009년 12월 발매한 2번째 음반에는 아리랑 환상곡, 도라지 타령, 군밤타령, 아빠 힘내세요 등 우리에게 친숙한 곡들과 가스펠 등 11곡이 담겨있다.
지라니 합창단은 지금까지 케냐와 한국, 그리고 미국 등에서 총 120회가 넘는 공연을 펼쳐 약 15만 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이윤재 기자 gal-run@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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