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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10년 전쟁' 선포한 이건희 회장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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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이건희 회장이 평소보다 빠른 발걸음으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2층 다이너스티홀에 입장했다.


1300여명의 삼성 임원들 사이에서는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 회장이 신년사를 낭독하는 동영상 마지막 부문에서 "변화의 물결이 거세지만 여러분과 함께 맞이하는 것은 큰 행운"이라며 "21세기 새로운 10년을 여는 대장정에 다같이 동참해 달라"고 당부하자 다시 한번 큰 박수소리가 호텔로비까지 들썩이게 했다.

이들은 와인잔을 들고 새해의 건승을 기원했다. 4년만에 열린 그룹전체 삼성신년하례회는 지난 3일 오전 11시 시작 후 단 25분만에 이렇게 막을 내렸다.


이 회장이 직접 서막을 연 '21세기 삼성의 새로운 10년 출발'은 큰 의미를 가진다. 이 회장이 창조와 혁신의 원천으로 삼은 '그룹의 인재'들이 모였고 이 회장은 이들에게 '새로운 고지'점령을 명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에서 더 나아가 "삼성을 대표하는 대부분의 사업·제품은 10년안에 '사라지고'"라는 확정적 표현을 쓴 것도 지금까지 확보한 삼성의 영토가 결코 안전지대가 아님을 확인했으니 '출구계획'을 세우라는 명확한 지시였다.


작년 12월 삼성의 사상 최대규모의 임원승진인사 역시 사상 최대실적 달성을 기념하는 '축포'가 아니라 향후 100년의 평화를 위해 치러야 할 10년 전쟁을 선포하는 '나팔소리'였고 이 회장이 직접 1300여 장수를 모아 신묘년 '작전개시 명령'을 하달한 것이다.


다만, 향후 10년간 이 회장이 삼성 야전사령관 임무를 수행할 지, 아니면 이 회장 3남매가 그 역할을 물려받을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경영의 대가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의 특징 첫 단계는 '훈련된 사람들'이며 사람이 먼저, 일은 그 다음"이라고 단언했다.


재용ㆍ부진ㆍ서현 3남매가 생물학적 유전자를 제외하고, 위대한 기업을 이끌어 갈 '훈련된 사람'인 지 바라보는 삼성 내부와 국민들의 흔들리는 눈동자도 이 회장의 10년 작전계획에 포함됐을 지 모를 일이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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