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중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은 금물입니다. 신기술과 신제품으로 고객사들을 사로잡아야 합니다."
김병수 전 LG디스플레이 상해법인장(현 라켄 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은 지난 2003년 이후 중국 시장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를 가정에 보급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로 손꼽힌다.
김병수 전 법인장은 스카이워스(Skyworth)와 콘카(Konka) 등 중국 현지 TV세트업체들과 손잡고 LCD 패널을 공급하면서 중국 시장의 생리와 습성을 몸소 체험해왔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현지 업체들의 저가 납품 요구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보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법인장은 최근 중국 쑤저우 북서쪽 고신공업구에 위치한 라켄 테크놀로지에서 기자와 만나 "2003년부터 5년간 LG디스플레이 상해법인장으로 근무하면서 회사 내에서 중국통으로 손꼽힌다"면서 "중국 시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로컬업체들이 가격을 계속 낮추려고만 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농촌지역에서 TV를 사면 보조금을 지원하는 '가전하향(家電下鄕)' 정책을 실시, 중국의 LCD TV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TV 가격 상한선을 3500위안(약 60만원)으로 제한해 LG디스플레이 등 패널업체들은 저가 납품 압력을 받아왔다.
김 전 법인장은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낮은 가격으로 LCD 패널을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TV 세트업체들이 구매할 수밖에 없는 뛰어난 성능을 갖추는 것이 진정한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은 안된다"면서 "신기술과 실제품으로 고객을 사로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법인장은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낮은 가격으로 LCD 패널을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TV 세트업체들이 구매할 수밖에 없는 뛰어난 성능을 갖추는 것이 진정한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은 안된다"면서 "신기술과 신제품으로 고객을 사로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켄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3분기 미국 LC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누르고 1위에 오른 TV업체 비지오(VIZIO) 제품의 70%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ODM(제조사설계생산) 업체다. 라켄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전년대비 25% 증가한 2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34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전 법인장은 "상해법인장에 이어 라켄 CEO까지 중국 시장에서 근무한 지 벌써 7년째"라면서 "라켄을 글로벌 최고의 ODM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진우 기자 bongo7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