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열심히 땀 흘리는 분들과 함께 새해 아침을 여는 것처럼 좋은 시무식이 어디있겠습니까."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사진 맨 오른쪽)이 딱딱한 사무실을 벗어나 민생현장 속에서 이색 시무식을 열었다. 각 부서별로 관련 현장을 찾아 시무식을 가진 것은 정부 부처로서는 처음이다.
진 장관은 3일 오전 서울 신당동에 위치한 사회적 기업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을 방문, 아동복지과 직원들과 함께 결식아동을 위한 도시락 90여개를 포장했다.
한파 속 소형 승합차에 올라타 골목을 누비고 계단을 오르며, 진 장관은 결식아동 가정에 도시락을 직접 건넸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목도리 선물도 함께 했다.
진 장관이 여러 현장 중에서 결식아동 도시락 업체를 찾은 건 '결식아동 도시락 지원 사업'에 대한 세간의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그는 "관련 예산이 깎였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전혀 아니라는 안심을 시켜드릴 겸 도시락 배달 현장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각 부서가 개별로 현장 시무식을 갖는 건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그는 "보건복지 정책의 수혜자인 어려운 분들, 소외계층 분들과 함께 현장에서 새해를 시작한다는 취지에서 현장 시무식을 하게 됐다"며 "가만히 앉아서 정책을 만드는 게 아니라 정책 수혜자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면 체감도 높은 정책을 만들 수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복지부가 올해 중점을 두고 있는 정책은 '자활'과 '나눔'이다. 진 장관은 "기초수급권자들이 일을 하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일자리와 연계해주는 자활에 중점을 두고, 복지 예산을 늘려도 존재하기 마련인 사각지대는 나눔을 통해 메우고 국민 화합을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이어 진 장관은 직원들과 함께 인근의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점심을 함께 하며 겨울방학 아동급식 지원 상황을 살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지역아동센터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다"며 "앞으로 지역아동센터 수를 늘려나가는 동시에 올해부터 월 370만원으로 늘어난 운영비 지원을 더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 각 부서들도 업무와 관련 있는 현장을 찾아 자체 시무식을 가졌다. 응급의료과 직원들은 서울 아산병원 등의 응급실을 찾아 2일부터 3일 오전까지 심야 현장 근무를 했으며, 노인지원과는 노인 일자리사업인 아파트 택배사업 현장 근무를 지원하는 등 보건복지 정책 현장 곳곳에서 이색 시무식을 열고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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