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이건희 회장이 4년만에 발표한 신년사의 핵심은 향후 100년을 위한 기업철학의 ‘업그레이드판’으로 분석된다.
창조와 혁신, 동반성장은 그동안 이 회장이 주창해 온 삼성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지속경영을 위한 핵심철학들이지만 올해 신년사의 행간에는 임직원들의 향후 10년 준비자세를 업그레이드 하자는 주문이 곳곳에 내포돼 있다.
3일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21세기를 주도하며 흔들림없이 성장하는 기업과 삼성가족이 모두 안심하는 기업을 목표로 제시했다.
작년 23조원의 대규모 신수종사업부문 투자를 결정한 이 회장은 스스로 향후 10년내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은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한데 이어 대표제품과 사업부문을 사라지게 하더라도 충분히 삼성직원과 가족 모두가 안심하고 자신의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신성장사업부문 개발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작년 12월 김순택 삼성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옛 전략기획실)의 역할을 신수종사업 개발과 이를 위한 계열사 지원으로 방점을 찍은 것도 이 회장의 신수종 사업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회장은 ‘삼성 순혈주의’ 타파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 회장은 향후 100년을 위해서, 그리고 삼성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기꺼이 협력하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벤처 1세대 기업인 메디슨을 인수하고 의료기기 부문에서 코스닥기업 지분 등을 인수한 데 이어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라면 기업간 제휴, 그리고 인수·합병(M&A), 능력있는 인재의 영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반성장에 대한 의식수준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동반성장이 과거 협력사와의 관계에 주안점을 뒀다면 이 회장은 이 날 신년사에서는 그 범위를 ‘협력사는 물론, 모든 이웃’으로 확대했다.
단순한 기부와 봉사가 아닌 '정성'을 담은 기부와 '지식과 노하우'를 활용한 봉사를 구체적인 삼성의 사회공헌활동 개념으로 정의하면서 사회를 더 따뜻하게 건강하게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이 물질적 봉사와 더불어 각 계열사별로 진행하고 있는 동아리별 재능기부 사회공헌 활동이 더욱 활발해 지고 지원도 다양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신년사는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한편 삼성의 사회에 대한 역할확대를 당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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