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전성호 기자]2011년이 밝았다. 아시아경제 스포츠투데이는 올해를 빛낼 스포츠스타 10인을 선정했다. 축구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서 ‘제 2의 차붐’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구자철도 지난해 K리그 도움왕에 오르며 소속팀 제주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둘은 올해 아시안컵 대표팀에 선발, 빼어난 활약을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야구의 넥센 강정호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서 2홈런 포함 3안타 5타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처음 프로무대를 밟는 한화 유창식은 최고 구속 149km의 강속구를 자랑한다. 역대 신인으로는 두 번째 높은 계약금을 받았다. 둘 모두 어깨는 무겁다. 지난해 소속팀들의 성적은 바닥이었다. 각각 맹타와 호투로 팀을 구해야 한다. 농구 오세근과 최진수는 오는 31일 한국프로농구(KBL) 신인 드래프트를 앞뒀다. 오세근은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한 최대어다. 최진수도 큰 키와 정확한 슈팅력으로 기량을 검증받았다. 프로 무대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빙상 이승훈은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신기록을 세우며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1만m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11년 카자흐스탄 동계아시안게임서 그는 5천m, 1만m, 팀추월, 매스스타트에 출전, 4관왕을 노린다. 지소연과 함께 한국 여자축구 르네상스를 이끄는 여민지는 성인대표팀에 발탁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마라톤 지영준과 리듬체조 손연재도 눈여겨볼만한 스타다. 지영준은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서 한국의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손연재는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노리는 한편 국내 기록을 모두 깨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영준을 제외하면 이들은 모두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젊음을 자랑한다. 모두 초석이 될 올해를 자신들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손흥민
분데스리가에서 '제2의 차붐'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16살에 교환 학생 자격으로 함부르크로 이적했고, 지난여름 프리시즌서 9경기 9골로 팀 내 최고 득점을 기록했다. 덕분에 올 시즌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1군에 합류했다. 정규리그 7경기서 그는 3골을 넣으며 전반기 분데스리가 최고 데뷔에 선정됐다. 아르민 베 함부르크 감독은 "내가 본 선수 중 최고 유망주"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함부르크 역시 그의 장래성을 보고 4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FIFA(국제축구연맹) 선정 세계 10대 유망주 23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는 2011 아시안컵 대표팀에 선발돼 A매치 최연소 출전 4위 기록(18세 175일)도 세웠다. 아시안컵은 물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고의 기대주다.
구자철
지난 2010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K-리그 도움왕은 물론 미드필더 부문 베스트11, 팬타스틱 플레이어(팬들이 뽑은 최고 선수)에 선정됐다. 소속팀 제주는 지난해 최하위권에서 준우승팀으로 거듭났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 주장으로 뛰며 한국의 동메달 획득에도 공헌했다. 활약 덕에 아시안컵 대표팀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최근 연봉 문제로 스위스 영보이스로의 이적은 좌절됐지만 K-리거 가운데 유럽진출 0순위 후보다. 홍명보 감독이 인정하는 올림픽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리더이기도 하다. 올해 런던올림픽 예선서도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빌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
사실 가능성을 보여준 건 2009년이었다. 타율 2할8푼6리 136안타 23홈런 81타점을 기록, 넥센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성적은 더 오르지 않았다. 타율을 3할1리로 끌어올렸지만 홈런과 타점 수가 각각 12개와 58점에 그쳤다. 재도약은 중국에서 예고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전에서 2홈런 포함 3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병역특례 혜택까지 얻었다. 금의환향 뒤 기다린 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라이벌 손시헌(두산)의 벽을 넘으며 국내 최고 유격수로 거듭났다. 연봉 상승도 이뤘다. 올해 1억 5백만 원에서 52.4% 인상된 1억 6천만 원을 받는다.
유창식
2011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번 지명자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선다. 고교무대는 평정했다. 지난해 3월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결승전서 완봉승을 거뒀다. 대회서 올린 승리는 2번 더 있었다. 호투 속에 팀은 정상에서 우승기를 흔들었다. 그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주 무기는 왼손에서 나오는 최고 149km의 빠른 직구. ‘크로스 스탠스’에서 내리꽂는 강속구 외에 옆으로 휘고 아래로 떨어지는 두 가지 종류의 슬라이더도 위력적이다. 공은 세계무대서도 통했다. 지난해 7월 세계선수권대회서 대회 최다인 31개의 삼진을 잡았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그를 선발투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손연재
지난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다. 첫 발은 상쾌했다. 국제대회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무대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결승서 줄(26.900점), 후프(27.000점), 볼(27.450점), 리본(27.100점) 4종목 합계 108.45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금메달을 획득한 세계선수권 7위의 안나 알랴브예바(카자흐스탄, 111.45점)와 점수 차는 3점. 한 살 어린 그가 충분히 제칠 수 있는 기록이다. 최근 상승세는 여기에 힘을 보탠다. 줄에서 조금 주춤할 뿐 나머지 부분서 모두 27점을 넘긴다. 정상급 선수들의 대결은 대부분 27-28점 사이서 결정된다. 정상권 진입이 희망적인 이유다. 한국선수 첫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메달에 가능성은 더 커졌다. 많은 관련 기관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한 관계자는 “차유람, 정대세 등이 소속된 IB스포츠의 철저한 관리에 성장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수
우여곡절 끝에 방향을 확고히 했다. 미국 생활을 청산했다. 대신 한국프로농구(KBL) 데뷔를 앞뒀다. 거취는 아직 미정이다. 오는 31일 신인 드래프트서 드러난다. 지난해 일반인 자격으로 참가를 신청, 트라이아웃을 통과했다. 기량은 이미 검증됐다. 태극 마크를 달고 뛴 2004년 아시아청소년농구선수권대회와 2006년과 2008년 월드바스켓볼챌린지에서 제 몫을 다 했다. 메릴랜드 재학 시절 높은 농구전술 이해도(BQ)를 인정받기도 했다. 204cm의 장신인 그의 장기는 빼어난 슛 감각. 이 때문에 모든 포워드 소화가 가능하다. 한 관계자는 “1년 동안 쌓지 못한 실전 감각을 회복하고 체력만 보강한다면 방성윤을 뛰어넘는 장신 슈터로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근
31일 열리는 한국프로농구(KBL) 신인 드래프트의 화두는 1순위에 지명될 주인공이 아니다. 어느 구단이 첫 지명권을 행사할 지에 더 관심이 쏠린다. 센터 오세근의 지명이 확실시되는 까닭이다. 그는 최대어다. 힘과 탄력을 모두 갖췄다. 탁월한 골밑 장악력에 움직임마저 빠르다. 중거리 슈팅도 비교적 정확한 편이다. 맹활약 덕에 중앙대는 대학농구를 평정했다. 그가 가장 빛난 건 지난해 9월 대학리그 상명대와 경기였다. 한국농구 사상 처음으로 쿼드러플 더블(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슛 네 부문에서 두 자릿수 기록)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프로농구(NBA)서도 4번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1순위 지명권을 놓고 다툴 구단은 총 4곳. 지난 시즌 7-10위의 서울 SK, 안양 인삼공사, 인천 전자랜드, 대구 오리온스가 각각 25%의 확률에 기대를 건다.
이승훈
'혜성'처럼 등장한 깜짝 스타다. 그는 지난 2009년 4월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하며 좌절을 맛봤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을 위해 스피드 스케이팅으로의 전향을 감행, 6개월 만인 2010년 1월 아시아선수권대회서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한 달 뒤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선 올림픽신기록으로 동양인 최초의 1만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5000m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다. 내년 1월 30일부터 열리는 2011 카자흐스탄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5000m, 1만m, 팀추월,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4관왕을 노린다.
여민지
지소연(아이낙 고베)과 함께 한국 여자축구의 르네상스를 이끌 기대주다. 2010 트리니다드 토바고 U-17 여자월드컵에서 8골을 넣으며 한국의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우승에 공헌했다. 득점왕(골든부트)과 대회 MVP(골든볼)까지 석권하며 '3관왕'에도 올랐다.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고 정교한 마무리와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이 돋보이는 공격수다. 최인철 여자대표팀 감독 역시 올해 여민지를 성인대표팀에 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런던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활약이 예고된다.
지영준
황영조-이봉주의 뒤를 잇는 한국 마라톤 영광의 계승자다. 한 때 최고의 유망주였지만 오랜 슬럼프를 겪으며 좌절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마라톤에서 2시간 11분 11초로 금메달을 따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30세인 그는 마라토너로서 전성기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올해 한국신기록은 물론, 8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1992년 황영조 이후 20년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질주도 계속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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