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설윤석 대한전선 부사장이 2011년 임원인사에서 두 단계를 뛰어 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대한전선이 명실상부한 3세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올해 30세인 설 부회장은 고(故) 설원량 전 대한전선그룹 회장 장남으로 대한전선에 입사 후 불과 6년만에 부회장에 오르는 초고속승진을 했다.
그러나 업계는 초고속승진보다는 그동안 경영수업에 치중했던 설 부회장을 경영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배경에 더 크게 주목하고 있다.
올해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전력질주해 온 대한전선입장에서는 내년에는 재무위기 극복이라는 목표달성이 가시권에 들며 경영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고 이에 따라 당당하게 오너 3세 경영체제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4일 대한전선에 따르면 한때 400%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이 최근 200%대 초반 수준으로 대폭 떨어졌다. 지난 10월 마무리한 유상증자 및 프리즈미안 지분을 정리한 홍콩의 해외계열사 감자가 11월 중 마무리된 효과가 컸다.
올들어 11월까지 자산매각 및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재무구조개선 규모가 총 1조340억원 규모에 달한다. 대한전선 스스로 재무약정 기업 중 가장 모범적이고 속도감 있는 구조조정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할 정도다.
차입금 줄이기 위해 그동안 대한전선은 TMC 투자 지분 매각(7월), 캐나다 힐튼호텔 지분 매각 및 대여금 회수(8월), 스카이텔 지분매각(11월), 포스코AST 잔여지분 매각(11월) 등 전방위로 차입금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대한전선은 안양공장, 시흥공장, 남부터미널 인근 부지 등 현재 3곳의 부동산 매각을 추진중이다. 가시적 성과가 내년 중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앞으로 대한전선은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회사의 핵심역량을 전선사업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 5월 취임한 손관호 회장이 주도한 것이지만 오너인 설윤석 부회장의 공로 역시 컸다고 내부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설 부회장이 겨우 약관을 넘은 23세에 입사 후 국내영업팀, 경영전략팀, 해외영업그룹, 관계사지원실, 경영기획 등 영업과 지원부서를 두루 거치며 대한전선의 강.약점을 정확히 파악, 회사 재무구조조정에 적극적인 행보와 지원을 해왔다는 것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내년에 재무위기를 극복하고 2015년까지는 전선과 스마트그리드 등 핵심사업 등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설 부회장이 내년부터는 사업전반을 좀 더 면밀히 살피고 적극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전선은 내년부터 경기도 안양공장 생산설비를 세계 최대 전선공장인 당진공장으로 이전·완료해 경영정상화에 대한 신호탄을 쏘아올릴 계획이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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