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연평도 사격훈련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여야는 21일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의 당위성과 후속 대책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특히 연평도 사태와 관련한 유엔 안보리 회의가 개최되는 등 남북간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외교전의 성패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했다.
국회는 이날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상위원회를 각각 열고 국방부와 외교통일통상부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불필요한 군사대응으로 한반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는 취지로 맹공을 퍼부은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주권국가로서 정당한 훈련"이라며 훈련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앞서 국방위 여야 간사인 한나라당 김동성·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연평도 사격훈련 재개를 놓고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은 "우리가 37년간 매달 실시하던 사격훈련을 북한의 협박으로 중단하면 굴복하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면서 "해상 영토인 NLL을 포기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신 의원은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도발사태에 대한 대응이 미숙했던 MB정부가 군 면제자가 많아 안보에 무능하다는 점을 가리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며 "정말 군에서 필요해 작전상 실시된 것인지 청와대의 의견인지 알고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같은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평화는 구걸해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번(사격훈련)에도 보듯이 우리가 강한 모습을 보여주면 북한은 납작 엎드린다. 자꾸 우리에게 '자제하라'고 하는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이 무엇을 원하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특히 이날 외통위에선 연평도 사격훈련과 관련한 정부의 미숙한 외교 전략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외통위 소속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긴장 상황이 계속 확대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악회되고 있는 것이 굉장히 심각한 외교상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책없는 강경은 냉전시대의 유물"이라며 "남과 북이 서로 공존을 모색해 20년을 지냈는데 이 정부가 3년만에 불안안 시대를 만들어 버린 것은 명백히 정권의 실패"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전날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데 이어 이날에는 중국과 북한, 러시아 등에 특사를 파견할 것을 제안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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