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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손학규 대표 라디오 연설 "진정한 용기는 평화를 지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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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민주당 대표, 손학규입니다.

밤새 안녕하셨느냐는 인사가 새삼스러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연평도와 백령도에 계신 주민들께선 잠이나 편히 주무셨는지 걱정이 됩니다. 어제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강행한다는 예고가 있고나서부터 무척이나 불안하셨을 겁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아무 일 없는 것 같아서 겨우 마음을 놓고 있습니다만, 어제 오후 사격훈련이 시작되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부터 저도 라디오를 틀어놓고 마음을 졸였습니다.


북한이 우리 측의 사격훈련에 대응하여 무력으로 도발한다면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 점은 저와 민주당이 여러 차례 분명하고 강력하게 경고한 바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무력도발을 해 온다면 우리 군은 즉각 단호하게 응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안보를 무력으로만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 못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안보는 이를 지킬만한 충분한 국방력, 즉 억지력을 갖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국방력만으로 안보가 지켜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것이 평화체제입니다.


당사자 국가들간의 신뢰 구축을 통해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대화의 장을 만들고 협력의 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평화체제를 만들고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적 단계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호간에 자극을 피하고, 불필요한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민주당이 어제 사격훈련의 중지, 연기를 요구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북한은 정상국가가 아닙니다. 비정상국가인 북한에게 합리적인 판단을 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물론 북한이 포격을 가해 온다면 우리는 북한에 대한 철저한 응징으로 북한을 섬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응징이 아무리 강력하고, 북한의 피해가 아무리 크더라도, 교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 국군장병과 민간인의 사상과 피해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는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판단을 해야 합니다. 아직까지 북한의 무력도발이 없어 다행이지만, 그리고 앞으로도 북한이 무력도발을 하지 않기를 기대하지만, 교전상태가 일어날 때 우리 국민과 장병이 입을 피해부터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지도자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철저하게 현명해져야 합니다. 연평도에 사시는 한 할머니가 언론에 이런 말씀을 하신 걸 들었습니다. “훈련 안 하는 게 연평도 주민들이 평화롭게 살도록 도와주는 길이다”고 하신 말씀입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현재 연평도에 계신 아흔 일곱 분의 주민 모두 한결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혹시 다시 참상이 벌어질까 조마조마한 국민 모두의 심정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연평도가 사람이 살지 않는 군사요새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서해5도가 분쟁지역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한반도가 국제적인 분쟁지역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촉구합니다. 비정상국가와 자존심싸움은 현명한 처사가 아닙니다. 북한과의 무력충돌을 피하는 것이 결코 대한민국과 국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 아닙니다. 전쟁없이 이기는 길이 대국의 길입니다.


북한에도 분명히 경고합니다.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력도발은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북한의 최고권력자 자신을 위해 한반도의 위기를 이용하는 것이라면, 전쟁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한다면, 역사는 결코 당신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해친 것을 사과하고 이제 평화의 길로 돌아오기를 요구합니다. 어떠한 형태의 무력도발도 어리석은 행동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평화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지난 달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포격에 대해 분노하고, 북한에 책임을 강력하게 묻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다시 한번 충정으로 촉구합니다. 국민의 동의가 없는 비극적 전쟁을 두려워하기 바랍니다. 지금 국민은 평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의 목숨이 달린 일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걸고 위신싸움을 해서는 안됩니다. 더 큰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만일 주변 강대국이 정말 한반도에서 전쟁을 결심한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룬 5천만 국민이 희생당하고, 피를 흘리게 됩니다. 대통령의 책무는, 정부의 책무는,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지키는 것이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 국민은 지도자에게 평화를 지키는 진정한 용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한반도 문제가 전쟁이 아닌 평화로 해결되기를 바라고, 하루 빨리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관계국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남북 간의 직접대화를 비롯한, 6자회담의 틀이건, 유엔의 틀이건 대화를 통한 평화의 회복이 절실합니다. 민주당은 어제 국회 국방위원회, 외교통상위원회 소집을 요구했습니다. 국회를 통해 정부의 보고를 듣고 대책을 강구할 것입니다. 날치기로 잃어버린 예산을 되찾고 이명박 독재를 심판하기 위한 투쟁을 국민과 함께 전국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우리 민주당은 안보위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원내외 병행 투쟁을 해 나갈 것입니다.


평화를 이기는 전쟁은 없습니다. 평화는 또한 경제입니다. 우리는 전쟁이 아닌 평화의 길을 갈 것입니다. 우리는 연평도와 서해5도가 남북간의 평화로운 경제협력지대가 되도록 평화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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