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내년 판매하는 차량 가격을 최대 700만원 인상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최근 전국 딜러 사장과 영업 사원에게 '2011년 차량 가격표'를 이메일로 통보했다. 이번에 공지된 일반인 대상 판매 가격은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된다.
본지가 입수한 판매 가격표를 살펴보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엔트리 카(차를 처음 구입하는 고객이 선택하는 차)로 3000만원 후반에 팔고 있는 B클래스부터 2~3억원에 이르는 최고급 세단 AMG 라인까지 대다수 차량의 가격이 오른다. B 200은 올해 9월 생산된 물량을 기준으로 내년에는 160만원 오른 3950만원에 판매된다.
S클래스의 경우 전 차종이 최소 110만원에서 최대 310만원 인상되며 CL 63 AMG는 올해 2억900만원에서 내년 2억1600만원으로 700만원 상향 조정됐다. 이 외에 E63 AMG(1억4600만원) C63 AMG(9550만원)도 각각 500만원, 300만원 오르는 등 최고가의 AMG 라인 전 차종에 대해 인상을 단행키로 했다.
신형 엔진과 옵션 등의 변경에 따른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는 것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공식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판매하는 모델에는 신형 엔진이 장착돼 가격을 올리게 됐다"면서 "인상 폭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와 수입차 업계에서는 인상 폭과 시기를 둘러싸고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으로서 연쇄적인 가격 인상을 불러올 우려가 있는 데다 기존 상대적인 저가 정책으로 고객을 유인했던 것에 역행하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마진 확보에 대한 독일 본사의 압박 수위가 높은 편으로 매년 가격을 조금씩 인상해 왔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신 모델이 나오면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요인은 늘 발생하지만 한국 법인과 본사와의 협상력이 관건"이라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이번 인상 폭은 다소 과도하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라고 전했다.
영업 최전선에 있는 딜러들은 내년 가격이 오르기 전 차량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연말 막바지 고객 잡기에 나섰다. 한 딜러는 "가격 인상이 확정된 뒤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며 "실제 고객들이 수백만원에 이르는 이번 가격 인상 폭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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