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16개 시ㆍ도 권역별 장외투쟁에 나선 민주당의 대여 공격 포인트는 '형님'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로 인해 민생·복지 예산이 누락됐다는 논리로 새해 예산안의 부당성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지도부 공식 석상에서 '정계은퇴' 촉구발언까지 나왔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 의원은 야당의 주장을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15일 "대통령의 친형 지역에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도 민생ㆍ복지 예산을 누락시켰다는 점은 누가 보더라도 '불공정한 정권'으로 판단할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과거 정치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듯이 대통령 친인척 관련 특혜와 비리는 국민 정서에도 민감한 소재다. 민주당은 정권 말 레임덕도 친인척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전날 16개 시ㆍ도 권역별 장외투쟁을 선포하는 자리에서도 '형님'에 대한 날선 비판들이 쏟아졌다. 손학규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권력 사유화의 핵심인 형님권력을 배제하고 권력의 공공성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했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형님'께서 의원직을 사퇴하고 물러나는 것이 해결의 길"이라고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당 정책위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이틀 동안 예산안 분석 결과를 토대로 "'형님(포항시ㆍ울릉군 지역)' 예산은 국비지원금과 총사업비 기준으로 이명박 정권 출범 후 16개 사업 10조1396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민주당의 공세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같은 당 권영세 의원 출판기념식이 열리는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매년 (형님 예산이라는 말이) 계속 나오지 않았느냐"며 "왜들 이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울산∼포항 복선 전철화 사업을 예를 들어 "그중 포항에 대한 예산은 계산해 봤느냐"고 반문했다. 이 구간 사업 예산 가운데 포항 부분은 5%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의 이 같은 '항변'에도 민주당의 '형님' 공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권역별 첫 장외투쟁을 진행한 인천 주안역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손 대표는 "서민예산보다 형님 예산에 관심이 많은 정권"이라고 강조했고, 조배숙 최고위원은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형님 배만 채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5일 천안에서 대전ㆍ충남지역 결의대회를 연데 이어 16일에는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ㆍ울산지역을 공략한다.
김달중 기자 da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