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쥐꼬리 지원·임대료 동결 영향
1억3100만원 62㎡에 정부보조 1700만원
[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공공임대주택이 40년 동안 지어지며 10년 이상의 장기 공공임대주택 재고는 전체 주택의 4.8%로 늘어나 있다. 전체 주택 1445만4000가구 중 69만1225가구가 해당한다.
하지만 양극화 속에 저소득층의 보금자리는 여전히 부족하다. 갈곳을 잃고 비닐하우스나 쪽방 등을 전전하는 계층은 넘쳐난다. 사회적 안전망이 선진국 수준에 절대적으로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인구 1000명 당 공공임대주택 재고수로 따져볼 때도 임대주택이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작년말 현재 13.9가구로 네덜란드 155가구, 영국 106가구, 덴마크 95가구, 스웨덴 88가구 등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다. 일본의 24가구 수준보다도 훨씬 낮다.
특히 전셋값 상승세가 요즘처럼 강한 시기에 장기 공공임대주택은 충분한 완충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진미윤 LH연구원 박사는 "공공이 낮은 임대료를 유지할 경우 민간 임대시장의 임대료 인상 압력을 견제할 수 있다"면서 "공공 임대주택을 확충하는 것은 저소득층뿐 아니라 전 국민의 주거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물론 미래의 주거불안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며 정부의 '주택보험'"이라고도 했다.
정부도 이 같은 입장에 동의한다. 김영한 국토해양부 주거복지기획과장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보금자리주택 공급계획을 확정했다"면서 "2018년까지 OECD 수준인 전체 주택의 11.5%까지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대주택 지을수록 LH 적자 확대= 이에따라 대표적인 공공주택 공급역할을 맡는 LH는 임대주택 보급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지송 사장은 취임 이후부터 다른 기능을 축소하면서도 보금자리주택과 그린홈 확충사업은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보금자리주택은 공공이 공급하는 임대주택이 대부분 포함된 수치다. 주택보급률이 낮은 수도권에 2012년까지 60만가구를 공급하는 등 앞으로 10년간 150만가구의 서민 보금자리를 공급키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임대주택을 지을수록 적자가 확대되는 구조다. 갈수록 재정지원이 축소되고 있는 데다 임대주택 건설에 투입되는 지원단가 역시 실제 투입비보다 크게 적어서다. 국민임대주택을 보더라도 재정지원 비율이 2002년까지 30%에 달했으나 점차 낮아져 19.4%에 지나지 않는다. 52㎡ 이하 임대주택 재정지원은 40%지만 53~62㎡는 20%, 63~79㎡는 10% 지원에 그친다. 국민임대주택은 63~79㎡가 가장 많이 지어진다.
정부는 내년부터 임대주택 출자비율을 건설비의 25% 수준으로 상향조정하고 주택기금 단가도 3.3㎡ 당 496만8000원에서 541만1000원으로 올려주기로 했다. 그간의 재정지원에 비해 늘어난 것이지만 충분치는 않다. LH의 국민임대주택 건설 분석자료를 보면 정부기준과 실제 사업비는 큰 차이를 보인다. 정부는 평균 62㎡의 국민임대주택에 총 8840만원이 투입되며 이중 19%인 1700만원을 지원한다고 계산해놓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실 사업비는 1억3100만원이어서 정부 출자금은 13%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국민기금 31.3%, 입주자 보증금 16.3%, LH 39.3%다. 국민임대를 1가구 건설할 때마다 국민기금을 4000만원 빌려야 하고 LH는 5000만원을 부담하는 등 금융부채가 9000만원씩 증가하는 셈이었다.
운영단계에서도 적자구조는 매 한가지다. 낮은 임대료 책정과 인상의 한계 등으로 매년 운영손실이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 국민임대는 시중 임대료 대비 60%, 영구임대는 32%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다보니 2003년 임대주택 손실규모가 연간 1584억원이었으나 2009년에는 5870억원으로 3배 이상 폭증했다. 전체 임대주택사업에서 발생한 금융부채가 27조원 규모에 달한 상태다. 더욱이 금융위기 이후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료 인상을 지난해부터 2년 연속 동결하며 LH의 부담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임대주택을 그린홈으로 만들고 장애인과 고령층에 활동하기 편리한 '무장애(Barrier Free) 주택'으로 건설하며 상승하는 건설비용도 만만찮다.
이에따라 정부의 추가적 지원 필요성은 남아있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이 정부의 정책사업을 수행하는 LH에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어떤 지원책이 나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영한 과장은 "재정지원을 보다 내실화하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사회적 편견·일률적 임대료 극복과제= 재정적 문제를 떠나 임대주택이 활성화되고 주택시장의 당당한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편견을 없애는 것도 만만찮게 중요하다. 임대주택이 점차 늘어나고 서민들은 입주를 위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 인식은 차별적이다. 매입임대나 영구임대 아파트단지에서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것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정부와 LH 등 임대주택 공급자의 지원이 보다 다양해져야 하고 지자체나 주민들이 임대주택 건설을 피하지 않도록 국민의 인식 개선이 급선무다.
또 거주자들의 경제적 차이에 따른 탄력적 임대료 정책도 긴요하다. LH는 전국 6개 임대주택단지를 임대료 차등화 시범단지로 시범 지정하고 운영중이다. 시흥능곡지구 7단지 국민임대주택이 대표적이다. 다른 국민임대주택의 경우 기초생활수급 여부에 따른 차이가 없다. 임대료 차등화 시범단지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한 보증금과 월 임대료가 달리 적용된다. 소년소녀 가정에 대해서는 LH가 보증금과 관리비를 전액 지원해준다. 조여훈 시흥능곡 7단지 관리사무소장은 "일반 입주자는 보증금 1140만원에 월 9만5000원 정도를 내야 하지만 기초수급자 등은 960만원의 보증금과 월 8만원의 관리비를 내고 있다"며 "거의 모든 입주자가 만족스러워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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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소득층의 주거여건은 물론 소득수준이 갈수록 악화돼 임대료 차등화는 타당성이 크다고 지적된다. 그렇지만 이 부분도 재정부담 문제에 걸린다. '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법'은 임대료 차등화에 따른 손실을 보전할 수 있게 했으나 예산반영은 되지 않는다. 정부는 임대주택에 들어가고 싶어도 임대주택이 모자라 대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우선은 재고물량 확충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당분간 확대시행이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가능해진다.
이에대해 LH는 정부의 지원여부와 관계없이 2011년까지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를 거쳐 확대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주거복지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으로서 꼭 필요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LH 관계자는 "입주가구마다 상이한 부담능력으로 일부에서는 장기 체납을 하는 등 주거 불안정이 초래되고 있다"며 "입주자의 부담능력을 고려한 적정 임대료체계를 도입해 공공임대주택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민호 기자 s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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