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의장 9일 오세훈 서울시장 시의회 나와 대화하자고 제의하는 공개 서한 보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이 9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소통할 것을 권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허 의장은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과 관련한 TV토론을 전격 제의한 후 서울시의회 본회의 출석을 거부해 대화가 되지 않자 이날 공개 서한을 보내 소통을 하자고 제안했다.
허 의장은 "서울시의회와 서울시의 궁극적인 목적은 서울시민을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이다.1000만 서울시민이 있기에
의회와 서울시가 존재하는 것"이라는 말로 서두를 꺼냈다.
이어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당리당략에 치우치거나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만들어 놓은 자리가 아니다. 오로지 1000만 서울시민의 행복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는 자리"라고 규정했다.
또 "지난 11월3일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좀 더 일을 잘하자는 교훈을 얻었으며 상생·협력의 정치를 펴나가겠다. 겸손한 자세로 후반기 국정운영에 임하겠다'는
기조를 제시했으며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한 주요 정책의 상당수를 폐지하거나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허 의장은 "의회와 집행부간의 갈등과 견제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고 정책을 다듬어가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시장도 1000만 서울시민의 투표에 의해서 선출됐듯이 서울시의회 또한 천만 서울시민의 투표에 의해서 선출된 대표들로 구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현안 사항에 대해 갈등이 있다고 해서 1000만 서울시민의 대변자인 서울시의회 출석을 거부하고 소통과 대화까지 하지 않겠다고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본인의 뜻대로 안된다고 오만과 독선에 빠져 의회를 무시하고, 경시하는 서울시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스스로 부정하고 직책을 포기하는 행태라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허 의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 조례가 통과된 후 언론을 통해 토론을 하자고 제의해 왔다. 8대 서울시의회는 무상급식 추진을 위해 지난 9월 9일 서울시의회, 서울시, 서울시교육청,구청장협의회, 민간단체 등이 참여한 민관 거버넌스 체제인 ‘서울교육행정협의회’를 구성, 수차례 토론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그동안의 토론과 대화를 뒤에 숨겨두고 다시 토론을 제의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면서 학교급식은 교육감의 고유권한으로 서울시장에게 조례로 강요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슬며시 무상급식을 포함한 교육정책 전반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자 한 것은 이중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허 의장은 "바로 이런 부분이 순수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의회에서 충분한 법률적 검토와 적법한 절차를 거쳐 통과된 조례를 무조건 철회하라고 어린아이 떼쓰듯이 말씀을 하고 본인의 생각과 맞는 시민들과만 대화하고 언론과 인터뷰하며 '부자급식이다, 포퓰리즘이다.망국적이다' 라고 선전선동을 중단하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허 의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더 이상 언론 뒤에 숨어 언론을 호도하지 말고 할 말이 있으면 떳떳하고 정당하게 서울시의회에 출석해 말씀하시기 바란다"고 시의회 출석을 요청했다.
이어 "밥은 개별적이면서도 보편적이다. 밥을 정치적 논리에 시선을 두지 말고 밥이 인간에게, 밥이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했으면 한다"면서 "그 밥 한 덩이를 두고 싸우지 말고, 밥 한덩이를 두고 개인의 욕망을 생각하지 말고 그 밥을 그냥, 우리 아이들이 평화롭게, 밥을 밥답게, 티 없게 먹을 수 있도록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께서는 마음의 문을 열고 하루속히 1000만 서울시민의 대변자인 서울시의회에 출석, 소통과 대화를 통해 현안 문제들을 풀어나갈 것을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허 의장은 "제8대 서울시의회는 인내심을 가지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출석을 기다릴 것이며 1000만 서울시민이 지켜보고 있음을 직시하시기 바란다"고 맺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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