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한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성장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32)이 2.95파운드(약 5300원)짜리 샌드위치를 사먹으려다 120만 파운드(약 21억4000만 원)짜리 명기(名器) 스트라디바리를 잃어버렸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김민진이 스트라디바리를 도난당한 것은 지난달 29일 저녁 8시 30분경 런던 유스턴 역에서다.
300년 훨씬 이전 제작된 그의 바이올린은 까만 케이스에 두 활과 함께 담겨 있었다고. 활도 세계를 통틀어 450개밖에 없을 정도로 가치가 어마어마하다.
따라서 안에 뭐가 들었는지 멋 모르고 훔쳐간 도둑들이 내다 팔 경우 딜러들 눈에 띄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보험사 라크 인슈어런스 브로킹 그룹은 제보 포상금으로 1만5000파운드를 내걸었다.
김민진은 친구와 함께 잉글랜드 맨체스터에 있는 가족·친지를 만나기 위해 유스턴 역으로 향하다 역 앞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사기 위해 잠시 멈췄다.
먹을 거리를 받아 들고 보니 바닥에 놓았던 바이올린 케이스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매장 점원에 따르면 당시 김민진은 “완전히 공황상태였다”고.
경찰은 도둑들이 안에 뭐가 들었는지도 모르고 훔쳐간 듯하다고 말했다.
도난당한 스트라디바리의 가치는 최소 120만 파운드로 브리지(줄받침) 밑에 고유 수리 마크가 표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올린은 김민진에게 장기 대여된 것. 소유주의 신상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6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한 김민진은 13세에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데뷔했다.
16세에 로열 칼리지 오브 뮤직에서 최연소로 재단 장학금 수혜자가 되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루지에로 리치를 사사했다.
리치는 “내가 가르친 학생들 가운데 가장 재능이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라고 김민진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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