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한미 FTA 추가협상 타결이 논란의 핵심이었던 자동차업종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현지 공장 비중이 낮은 기아차에 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6일 한미 양측이 3일(현지시각) FTA 추가협상을 타결진 가운데 자동차업종의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하루라도 빨리 발효시키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지난 3일 한미양국은 FTA추가협상을 타결함에 따라 미국은 관세 2.5%를 발효 후 4년간 유지한 후 철폐하고, 한국은 발효 일에 관세 8%를 4%로 인하하고 이를 4년간 유지한 후 철폐키로 했다.
이는 기존의 조건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의 즉시 철폐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3.0L 미만은 즉시, 3.0L 이상은 3년 뒤 철폐였던 점을 고려하면 미국측에 상당히 유리하게 수정된 것.
또한 픽업 트럭에 대한 관세철폐도 기존 9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것에서 발효 7년이 경과된 이후부터 균등 철폐하는 것으로 한국측이 크게 양보했다.
이로써 지난 3년 8개월 동안 표류했던 한미 FTA는 이번에 논란의 핵심이었던 자동차부문에서 미국측 요구가 대부분 수용되어 늦어도 12년 초부터는 발효될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증권은 관세철폐 연장에도 불구 자동차업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성문 애널리스트는 "기존 타결된 조건으로 미국 의회의 비준이 사실상 어려웠던 점, 서명 후에도 이미 3년 반의 시간이 허비된 점을 고려하면 관세철폐 기한이 늦어졌다고 해도 하루라도 빨리 한미 FTA는 발효시키는 게 훨씬 낫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EU FTA가 내년 7월부터 발효될 예정이어서 한국업체들은 세계 3대 주요 시장 중 2곳과 자유무역을 할 수 있게 되고, 반면 경쟁자인 일본업체들은 미국 및 EU와의 FTA를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더 큰 호재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양국은 자동차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규정을 신설해 현재 검토 중인 현대 미국 제2공장의 착공 시기가 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한국증권은 진단했다. 또 부품에 대한 관세철폐는 원래대로 즉시 철폐하기로 했고 이는 특히 해외 직수출 비중이 높은 만도, 한라공조, 모비스 등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증권은 올 10월까지 한국 자동차는 미국에서 75만1926대가 팔렸으며 이 중 현지생산 비중은 37%에 불과해 일본의 68.9%를 크게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차는 한국에서 같은 기간 동안 고작 6247대가 판매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판매는 각각 45만2703대, 29만9223대. 이중 현지 생산 비중은 현대차가 51%이고 기아차는 29.7%여서 이번 추가협상 타결은 기아차에 더 큰 호재로 판단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미국차가 관세 4%를 할인받아도 현재 8% 수준까지 하락한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 수입차시장 점유율은 미국차의 낮은 연비, 큰 차체, 그리고 낮은 브랜드 파워 등을 고려할 때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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