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뜨뜻미지근한 상황인식..스퀴즈연발vs외인 통안1년 매도..10-2 한번에 무너질수도
[아시아경제 김남현 기자] 채권시장이 강세(금리하락, 선물상승)를 이어갔다. 지난밤 경제지표호조로 미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약보합 출발했지만, 국고3년 10-2 물량부족에 따른 장내 스퀴즈가 전일에 이어 연속 이어지면서 강세반전했다. 반면 외국인의 1년구간 통안채 순매도가 전일에 이어 이어짐에 따라 관련구간만 약세를 보였다. 통안2년과 국고3년간 금리역전폭도 20bp에 육박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10-2 스퀴즈 우려에 따른 가격왜곡현상이 극심하다고 진단했다. 사실상 몇백억원어치가 안되는 장내 스퀴즈였지만 두려움이 컸던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평플레이어들의 포지션이 이미 정리된 것으로 보여 10-2 막차를 탄 기관들은 큰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음주 4000억원어치 국고3년 입찰은 신규물 입찰로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입찰보다는 이를 빌미로 국고3년물 추가강세가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3년 10-2가 전장대비 5bp 하락한 3.13%를 기록했다. 한때 3.11%까지 떨어지며 지난 10월18일 3.06%이후 1개월 보름여만에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통안2년물도 어제보다 3bp 떨어진 3.31%를 보였다. 통안2년-국고3년간 금리역전폭도 18bp를 기록했다.
국고5년 10-5가 전일대비 3bp 떨어진 3.87%를 나타냈다. 국고10년 10-3과 국고10년 물가채 10-4, 국고20년 9-5도 전장비 2bp씩 내린 4.35%와 1.56%, 4.55%를 보였다.
반면 통안1.5년물이 어제보다 1bp 떨어진 3.22%에 그쳤고, 통안1년물은 오히려 1bp 상승한 2.99%를 기록했다.
채권선물시장에서 12월만기 3년물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9틱 상승한 112.89로 거래를 마쳤다. 현선물저평은 전장 11틱에서 14틱 가량을 기록했다. 이날 국채선물은 3틱 내린 112.77로 개장했다. 장초반 112.74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내 상승반전했고 강세를 이어갔다. 장막판에는 112.98까지 올랐다.
미결제량은 18만957계약으로 전일 17만9307계약대비 1650계약 늘었다. 거래량은 7만4895계약을 기록해 어제 7만317계약보다 4578계약 증가했다.
12월만기 10년물 국채선물은 전장보다 18틱 상승한 105.45를 기록했다. 미결제량은 전일비 213계약 줄어 1300계약을, 거래량은 20계약 증가한 896계약을 보였다. 장중 105.05와 105.45를 오갔다.
매매주체별로는 투신이 976계약을, 외국인이 730계약을 각각 순매수하며 사흘만에 매수로 돌아섰다. 보험 또한 636계약 순매수를 보여 이틀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반면 은행이 1184계약 순매도를 보여 사흘만에 매도반전했다. 증권도 581계약 순매도를 보이며 이틀연속 매도세를 보였다. 연기금이 300계약을, 국가가 217계약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10-2로 인해 시쳇말로 미친장이 지속되고 있다. 수급이 끌고가니 어쩔수 없지만 통안2년이 국고3년보다 20bp 높은 역전상황이 연출되고 있는등 설명할수 없는 흐름이 지속됐다”며 “10-2에 대한 장내 스퀴즈도 실상은 몇백개밖에 되지 않지만 테마가 10-2여서 두려움도 컸던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스퀴즈의 본질은 선물만기가 가까워질수록 그간 취했던 10-2매도-선물매수 포지션을 언와인딩할 것이라는 예상이 깔려있다. 하루평균 2조원 이상 거래되는 상황에서 대차물량 2조원에 유통물량이 2조원밖에 안된다는 점에서 분명 부족한것은 맞기 때문”이라며 “다만 이미 저평플레이를 했던 곳은 10-2를 다 거뒀을 것으로 본다. 누군가 사고 있을텐데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한순간에 망가질수 있을듯 하다. 선물만기시나 늦어도 내년초에는 털고 싶어도 털수 없을 만큼 한번에 무너질 가능성이 커 꼭지를 잡은 쪽은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도 “전일에 이어 국고3년물이 강세를 주도하며 국채선물 강세까지 견인하는 모습이다. 장중 이식매물이 출회되기도 했지만 통안2년 경과물과 장기물위주로 매도하며 국채선물을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물기준 113.00을 트라이하는 듯 했지만 장마감무렵 급등에 따른 이식매물출회도 되밀렸다”며 “잔존1.5년이하 통안채로 팔자매물이 늘어 상대적 약세를 보였고, 국고3년 지표물 10-2가 매물품귀현상을 보이며 장중내내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더 강해질 분위기지만 워낙 급하게 강해졌다는 느낌이어서 조정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묻지마 강세가능성도 있어 무작정 숏도 힘든 분위기”라며 “다음주 4000억원어치 국고3년 입찰은 신규물인데다 물량이 적어 무난할듯 하다. 문제는 시장강세가 지속될것이냐로 입찰자체가 중요하지는 않을듯 싶다. 국고3년이 워낙 강해 입찰을 기회로 다시한번 강세시도가 이어질지 지켜봐야할듯 하다”고 예측했다.
◆ 10-2 스퀴즈, 당국 원론적대응 입장만 되풀이 = 아침부터 10-2에 대한 장내 스퀴즈가 이어졌다. 전일에도 스퀴즈가 있었다. 2~3bp 낮은 금리에 300~400백억원씩 담아가면서 장이 강세로 돌아섰다. 은행권의 한 채권딜러는 “10-2 스퀴즈가 장내에서 또 있었다. 300~400백억을 2~3bp 낮은 수준에서 매수해갔다. 전일에도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이같은 플레이가 있었다”며 “미국금리가 펀더멘털이 좋아지면서 상승했는데 국내시장은 투기세력의 스퀴즈로 인해 왜곡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복수의 자산운용사 채권딜러들도 “10-2 물량이 너무 적은데다 발행물량의 절반이상을 외국인이 들고 있어 가격왜곡이 심하다. 문제는 바스켓 종목이라 시장강세까지 만들 수 있다”며 “종목하나 때문에 만들어지는 강세로 최소 올해말까지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듯 싶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 또한 “당국에 사태의 심각성을 강력히 인식시켜야 하는것 아닌가. 최소한 경고성발언이라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반면 우해영 재정부 국채과장은 “물량부족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수단을 만들어서 대처하겠다는게 기본적 생각이다. 이달 실시하는 4000억원 교환도 그런 맥락이다. 필요하다면 거래소와 함께 매매동향 등을 조사하겠다”면서도 “스퀴즈가 있어나, 어디인가”라고 반문했다.
내년초라도 조처가 필요치 않겠는가라는 질문에 “내년물량은 내년계획물량 발표시 포함될 것이다. 예산책정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발표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내년발행은 내년계획에’라는 입장을 밝힌바 있었다.
김남현 기자 n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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