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이승엽이 내년 시즌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새 출발한다.
오릭스는 2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승엽과 2011시즌을 함께 하기로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1년간 연봉 1억 5천만 엔(약 20억 원)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옵션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초 보도됐던 8천만 엔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오릭스의 기대치가 상당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승엽은 “계속 일본에서 뛸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기회를 준 오릭스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성적 탓에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환경서 심기일전을 통해 본래 모습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내년 유니폼 등번호는 3번으로 결정됐다. 이승엽에게는 낯선 번호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36번을 사용했다. 일본프로야구 진출 뒤로는 33번과 25번을 썼다. 하지만 이 번호들은 이미 다른 오릭스 선수들이 선점했다.
자신의 번호를 얻지 못했지만 이승엽은 새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올 시즌 그는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56경기에 나서 타율 1할6푼3리 5홈런 11타점을 남겼다. 일본프로야구 진출 뒤 가장 부진했다. 이에 요미우리 구단은 최근 그에게 방출을 통보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포기하지 않았다. 방출 설에 휘말리면서도 일본무대서의 부활을 단언했다. 지난달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센트럴리그든 퍼시픽리그든 일본에서 계속 야구를 하고 싶다”며 “좋은 성적을 남기고 한국에 복귀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폭 삭감된 연봉을 감수하며 일본프로야구 생활을 이어가게 된 이승엽. 그가 6년 만에 돌아온 퍼시픽리그에서 국민타자의 면모를 회복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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